[남도영 기자]
/사진=G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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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의 맞수 구글과 오픈AI가 연말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며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펼치고 있다. 특히 상대방의 주력 서비스 분야를 서로 공략하며 양보없는 경쟁을 예고했다.
구글 검색 시장 노리는 오픈AI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AI 검색 서비스 '챗GPT 서치'를 여러 새로운 기능과 함께 모든 챗GPT 사용자에게 공개했다. 그동안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하던 검색 기능을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확대한 것이다.
챗GPT 서치는 올 여름 공개된 '서치GPT' 프로토타입의 진화형으로, 지난 10월 출시됐다. 챗GPT 서치는 스포츠 경기 결과, 뉴스, 주식 시세 등 웹 상의 정보를 관련 소스의 링크와 함께 제공하며, 사용자는 후속 질문을 통해 검색을 구체화할 수 있다.
오픈AI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챗GPT 서치를 웹 브라우저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고, 고급 음성 모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현재 서비스에 광고를 붙이는 방식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오픈AI가 본격적으로 검색 사용자와 트래픽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 같은 AI 검색이 그동안 검색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해 온 구글의 아성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존 검색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링크를 제시하는 반면, AI 검색은 자연어 대화를 기반으로 더 자세하고 심층적인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이다.
구글도 자사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요약해주는 'AI 오버뷰'를 제공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챗GPT 서치와 같은 AI 에이전트 기반 검색 서비스의 확장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 투자은행 에버코어가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가 챗GPT를 가장 선호하는 검색 서비스로 꼽았다. 반면 구글의 점유율은 6월 80%에서 78%로 소폭 하락했다. 또 시장조사기업 가트너는 AI 검색 방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2026년까지 구글 등 기존 검색 엔진 사용량이 25%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소라' 대항마 '베오 2'가 온다
구글은 최근 오픈AI가 야심차게 정식 출시한 동영상 생성 AI '소라'를 저격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날 차세대 동영상 생성 AI '베오 2'를 공개했다. 베오 2는 최대 4K 해상도로 2분 이상의 영상 클립을 생성할 수 있다. 오픈AI 소라는 최대 1080p 해상도에 20초 길이의 클립을 생성할 수 있어 스펙상 구글 베오 2가 해상도는 4배, 지속시간은 6배 이상 더 높다.
딥마인드에 따르면 베오 2는 물리 및 카메라 컨트롤에 대한 이해가 개선됐으며, 더 선명한 영상을 생성한다. 특히 움직임이 많은 장면에서 가상 카메라를 더 정확하게 배치하고, 카메라를 움직여 다양한 각도에서 물체와 사람을 포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베오 2는 유체 역학이나 그림자와 반사 같은 빛의 속성을 더 사실적으로 모델링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딥마인드는 이에 더해 다양한 렌즈와 영화적 효과, 뉘앙스가 있는 인간적 표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벤치마크 데이터 세트인 'MovieGenBench'에서 베오 2의 전반적인 성능과 프롬프트 이해 능력이 경쟁 모델 대비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오픈AI가 소라를 출시하며 아직 물리 법칙 등에 대한 한계가 있다고 시인했던 것처럼, 베오 2 역시 일관성에 대한 도전 과제가 남아있다. 일관성이란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물체가 최초 형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으로, 아직 동영상 생성 AI 작업물은 긴 시간 동안 복잡한 프롬프트를 따라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