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폭설이 쏟아지면서 강원 산간에는 외부와의 교통이 끊어진 마을들이 생겼습니다.
70cm 가까운 눈이 쌓여서 도로는 다 통제되고,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나이 많은 마을 주민들로선 이 눈 치우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김인성 기자가 폭설로 고립된 강릉의 한 산골마을에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이곳은 강릉시 왕산면의 한 산골 마을입니다.
대략 50여 세대의 주민들이 살고 계신데요.
사흘째 폭설이 내리고 있지만 사람들이 오간 흔적이 하나도 없습니다.
폭설 속에 주민들이 어떻게 지내고 계신 지 제가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온통 하얗게 변한 산간마을.
길 건너편 마을로 이어지는 다리에는 사람 발자국 하나 없습니다.
눈이 어른 무릎 높이까지 쌓여 걷는 것도 어렵고 차량 통행도 불가능합니다.
사실상 고립된 겁니다.
[장호범/강원 강릉시 왕산면 도마2리]
"병원에 가야 되는데 못 가고 그만 이러고 있는 거예요. 나갈 순 있는데 갔다가 못 들어올까 봐."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눈을 치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마을에는 제설작업에 사용하는 트랙터가 있는데, 지난밤 내린 눈을 치우다 눈길에 빠졌습니다.
[오하식/강원 강릉시 왕산면 도마2리]
"마을 길 치우다가 언덕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져서 지금 트랙터가 이렇게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고립이죠. 고립된 거죠, 지금."
강릉과 정선을 이어주는 고개 삽당령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곳곳에서 제설 작업이 진행되면서 차량 통행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하루 두 번 다니는 시내버스가 운행을 중단해 주민들은 3km가 넘는 거리를 걸어다녀야 합니다.
[전영옥/강원 강릉시 왕산면 고단2리]
"지금 걸어 올라오느라… 여기 차가 못 다니잖아요. 차가 못 와요. 길이 좋아지면 또 버스가 와요. 아이, 힘이 들어도 아직까지 걸을 만해요."
백두대간 자락 한가운데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트랙터를 끌고 나와 자발적으로 제설작업을 벌입니다.
[최종세 /강원 강릉시 왕산면 고단2리]
"주민들이 안 치우면 그냥 다 고립인 거죠. 아무래도 좀 동네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그런 거는 하는 건 있죠."
사흘간 폭설이 이어지면서 눈 속에 파묻힌 산간마을 주민들.
외부와의 단절을 피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MBC뉴스 김인성입니다.
영상취재 : 김인성 (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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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인성 (강원영동)
김인성 기자(limelion@mbce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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