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정석이 영화 '파일럿'으로 5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합니다. '가장 보통의 연애' 김한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영화는 예고편부터 화제였습니다. 조정석의 여장 연기 때문입니다. 극 중 여성 전용 헬스장을 권유받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그를 못 알아보는 보조 출연자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지만, 부담은 컸다고 합니다. 조정석은 “어떤 자신감을 갖고 이 작품에 임한 건 아니고요.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는데 그래도 이 작품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조정석이란 배우가 잘 이입이 되더라고요.”라고 했습니다.
사실 조정석은 뮤지컬 '헤드윅'에서 수차례 여장 연기를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하얗고 뽀얗다고 해서 '뽀드윅'이란 별명도 있습니다. 하지만 헤드윅에서의 과장된 여장 연기와 달리 이번엔 평범한 여성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마사지를 받았고, 7㎏을 감량했다고 합니다. 1~2시간 이상이 걸리는 분장은 기본. 그는 “쌍꺼풀 테이프를 붙였다가 뗐다가, 두꺼운 걸 해봤다가, 눈썹은 또 이렇게 그렸다가, 메이크업은 쿨톤으로 해봤다가, 가발은 긴 가발, 짧은 가발, 묶음 진짜 여러 가지 많이 했어요.”라고 했습니다.
'몸을 잘 쓰고 웃긴' 조정석의 주특기는 영화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극 중 한정우가 재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는 장면에선 자지러지는 웃음이 객석에서 터졌습니다. 김한결 감독도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조정석 덕후'라는 김 감독은 웃느라 '컷'을 못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웃으시다가 컷을 못하셔서 저희가 계속 연기를 했었어요. '왜 컷을 안 하지?' 결국 자체적으로 컷이 됐어요. 갔더니 감독님께서 주저앉아 계시더라고요.” (조정석)
“울었습니다. 제가 너무 웃기면 울거든요.”(김한결)
코미디 영화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여성이 겪는 차별을 날카롭게 지적하는가 하면, 좌절을 극복하고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은 누구나 공감할만합니다. 다소 사건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이를 잊게 만듭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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