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노벨문학상 소식 홈페이지 대문에 배치한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피가로 홈페이지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모스크바=연합뉴스) 송진원 최인영 특파원 = 작가 한강의 10일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유럽 언론들은 "예상을 뒤엎는 결과"라는 반응을 내놨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이날 오후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자 발표가 나온 뒤 이 소식을 홈페이지 대문 기사로 전하며 "온라인 베팅 사이트의 예상을 뒤엎었다"고 전했다.
피가로는 호주 작가인 제럴드 머네인·알렉시스 라이트, 루마니아 미르체아 카르타레스쿠, 케냐 응구기 와 티옹오, 미국 토머스 핀천, 프랑스 미셸 우엘벡 등 유력 후보 명단에서 한강의 이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간 리베라시옹 역시 "올해 수상자 선정은 문화 엘리트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던 스웨덴 한 일간지의 문학 담당자 예측을 전하며 "다른 이들이 중국 찬쉐, 일본 무라카미 하루키 등에 걸었지만 수상자는 한국의 한강이었다"고 소식을 전했다.
피가로는 한강이 10대 시절 스웨덴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러시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나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등을 탐독했으며 이런 초기 독서 경험이 그의 글쓰기에 영감을 줬다고 소개했다.
이어 맨부커상을 받은 '채식주의자'로 국제 문학계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엔 '작별하지 않는다'의 프랑스어판으로 메디치 외국 문학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피가로 문화부는 이 작품에 주목하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책은 한 번 읽으면 잊을 수 없고 잊히지 않는 책이라는 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강 수상 소식 첫 화면에 전한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
[리베라시옹 홈페이지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르몽드는 "한강은 글쓰기와 더불어 미술과 음악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으며 이는 그의 전체 문학 작품에 반영돼 있다"고 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한강의 수상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그는 소설, 에세이 등을 통해 가부장제, 폭력, 슬픔, 인간애 등의 주제를 다양하게 탐구해왔다"고 소개했다.
특히 '채식주의자'가 영국 최고 권위의 부커상을 수상한 점을 빼놓지 않으며 "이 번역은 비판받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독자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디언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우리는 헤어지지 않아'(We do not part)라는 제목으로 내년 영어판으로도 출간된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문학 평론가 나탈리야 로미키나는 포브스 러시아에 "한강 산문의 특징은 매우 끔찍한 일을 은유적으로, 매우 시적으로 쓴다는 것"이라며 "노벨위원회가 한국 작가에게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면서 첫째로 여성에게, 둘째로 시인을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문학 경향인 시인의 산문을 강조한 것이 흥미롭다"고 평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러시아 출판사 아스트를 통해 러시아어로도 출판됐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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