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9일)은 북한 인물 가운데 성혜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성혜림, 김정일의 첫 번째 부인이고, 말레이시아에서 독살당했던 김정남의 친어머니죠.
1936년생으로 김정일보다 6살 연상입니다.
평양의 연극 영화 대학을 졸업했고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누구나 알 만한 유명한 영화배우로 성장을 했습니다.
김정일과 동거를 시작하던 당시에 이미 결혼을 해서 딸이 있는 유부녀였습니다.
김정일의 입장에서 보면 친구의 형수였는데, 친구의 형수를 이혼시켜서 같이 동거를 하면서 김정남이라는 아들까지 낳게 됩니다.
그래서 이걸 보면 언뜻 생각을 하면, 김정일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을 해서 남의 여자를 빼앗아서 산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이게 그렇게 단편적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성혜림의 언니가 쓴 등나무집이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을 보면 두 사람을 이렇게 묘사한 구절들이 있습니다.
['등나무집' 중에서 : 혜림은 언제나 그 즉 김정일을 불쌍한 아우처럼 바라보았다. 그들은 둘이 무척 잘 맞는 짝이었다. 만약 그들이 정상적인 쌍이었다면 깨 쏟아지게 재미있게 살았을 것이다.]
김정일과 성혜림 이 두 사람 관계는 이렇게 좀 봐야 될 부분이 있습니다.
김정일이 어렸을 때 김정일의 친모인 김정숙이 죽었죠.
그래서 계모인 김성애 밑에서 김정일이 자라게 되는데, 당시 김성애의 위세가 굉장히 대단해가지고 다음의 후계자가 김정일이 되느냐 김성애의 친아들인 김평일에게 후계가 가느냐 이게 불분명한 상황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김정일이 상당히 불안해하고 방황하던 시기였는데, 이때 6살 연상인 성혜림이 김정일을 감싸 안아줬던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성혜림의 집안이 북한에서 그렇게 잘 나가는 집안이 아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가정 형편이 성혜림이 김정일과 동거하는 계기로 작용했을 걸로 보입니다만, 정확한 것은 두 사람만이 알고 있는 미지의 부분으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쨌든 성혜림은 인정받지 못한 며느리였습니다.
김일성의 입장에서 딸까지 있는 여자를 며느리로 인정하기는 힘들었겠죠.
김정일도 성혜림과 동거하는 걸 극비에 부쳤습니다.
김일성이 며느리로 인정한 여자는 김정일의 두 번째 부인인 김영숙이라는 여자였는데, 성혜림의 언니가 쓴 책을 보면 당시 성혜림이 김정일이 결혼하도록 권고를 했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당시 성혜림은 숨겨진 여인으로 숨겨진 아들을 낳고 살고 있었는데, 북한의 권력 투쟁의 회오리 속에서 아들을 뺏기지 않을까 굉장히 우려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남편인 김정일이 결혼을 하게 되면, 자기는 숨어서라도 아들을 뺏기지 않고 키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어쨌든 아들까지 낳은 상태에서 남편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것을 버젓이 지켜봐야 되는 상황이었으니까, 성혜림이 제정신으로 살기는 어려웠겠죠.
그래서 우울증, 불면증, 신경쇠약증, 불안 발작 증세 등 갖가지 정신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결국에는 모스크바 병원에 가서 요양 치료를 받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데요.
이 때도 우리가 한 가지 좀 주목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성혜림이 모스크바 병원에 있으면서 1년에 한두 차례 평양에 들어오게 되는데, 이때 김정일이 아무리 먼 곳에 있더라도 꼭 평양의 공항에 가서 성혜림이 도착하는 걸 지켜보고, 또 모스크바로 떠날 때는 공항까지 가서 성혜림이 나가는 걸 바래다줬다고 합니다.
이 당시는 김정일이 지금의 집권자인 김정은의 친모인 고용희와 살고 있던 시기였는데도, 성혜림에 대해서 이렇게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는 건데요.
이걸 보면 김정일에게 성혜림은 과연 어떤 여자였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애틋한 감정에도 불구하고 성혜림은 이미 김정일의 과거의 여자였고요.
결국에는 2002년 7월에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