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지난해 전 세계에서 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도시로 선정됐는데요,
인파가 몰리는 등 겉으론 이스탄불이 활력을 되찾은 듯하지만, 정작 관광객들 씀씀이가 작아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스탄불 관광 호황 뒤에 가려진 숨은 이야기를 임병인 리포터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아야 소피아 사원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늘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이스탄불 대표 상점가 그랜드 바자르 역시 오고 가는 이들로 항상 활기가 가득합니다.
팬데믹 이후 관광 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방문객도 부쩍 늘어난 튀르키예,
특히 이스탄불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해외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도시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인들 얼굴은 어두운데, 관광객들 소비 패턴이 예전과 사뭇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내국인이나 방문객 가릴 것 없이 씀씀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체틴 / 튀르키예 이스탄불 : 예를 들어 상점에 갔을 때도 5개를 사야 하는데 2개만 사고 나옵니다.]
[신용섭 / 관광객 : (가격 부담이) 입장료가 제일 큰 것 같고 그다음은 식당에서 밥 먹는 가격, 그리고 기념품 가격이 좀 비싸지 않나….]
관광객이 지갑을 닫자 이스탄불 상인들의 한숨은 깊어만 갑니다.
상인들은 관광객의 소비 감소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 고물가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화폐 가치 하락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관광객들이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는 겁니다.
[우무트 / 상인 : 튀르키예를 찾는 관광객들이 모든 게 비싸졌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말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어떻게 버틸 수 있겠어요. 관광객들이 와서 3일, 5일, 10일 머물다가 쇼핑은 안 하고 떠납니다.]
[조슈쿤 / 상인 : 사람들의 구매력은 이전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이건 우리의 판매력과 연관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더 이상 물건을 구매할 힘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선물 구매나 관광 비용은 가장 나중의 선택지가 됐죠.]
결과적으로 이스탄불 관광 호황이 관광객과 튀르키예 국민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튀르키예 상권은 이미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합니다.
[김준기 / 현지 관광업 종사자 : 튀르키예를 찾는 분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나고 있지 않다고 느낍니다. 저희 여행사들도 수익을 내기에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
관광 산업이 국가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는 튀르키예.
전문가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물가안정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더불어 성장 잠재력이 큰 의료 관광 활성화 등 다각도 접근이 절실하다고 조언합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YTN 월드 임병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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