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주말 추운 날씨에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친 시민들은 국회 주변에서 따뜻한 음료와 식사를 무료로 나누며 연대했습니다.어린 중학생 아이들은 용돈을 아껴 커피 70여 잔을 선물했고, 방송인 마크 테토도 선결제에 참여했습니다.
조소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통령 탄핵 소추안의 가결에 모두의 눈이 쏠린 지난 토요일,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에 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인천의 한 중학교 학생 열다섯명이 국회 앞 집회에 나온 사람들을 위해 커피 74잔을 선물했습니다.
용돈을 한 푼 두 푼 모아서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 선결제를 해놓은 겁니다.
[박모 양/선결제 나선 중학생 : 계엄령 직후에 많은 어른분들이 목소리를 내주시면서 대신 싸워주셨는데 학생 신분으로서 커피로라도 작게 보답하고 싶어서 선결제를 하게 되었어요.]
[박모 양 담임 선생님 : 얼마 되지 않은 용돈을 얼마라도 보태서 힘이 되고자 했던 그 마음 자체에 저도 감동을 좀 받았고···]
가수 아이유가 국밥 백 그릇을 선결제한 여의도의 한 국밥집도 훈훈한 기부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미리 사놓은 국밥이 동나자, 국밥을 다 먹은 사람들 중 일부가 몇 그릇씩 선결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의도 A국밥 관계자 : 아이유 (팬으로) 식사하러 오신 분이 자비로 식사를 하시고 또 10개를 결제를 하고 가셨어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한국 거주 외국인 마크 테토 역시 미국에서 국밥집에 전화를 걸어 60그릇을 추가 결제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시민은 조용히 약국에 20만 원어치 상비약을 결제해 놓고 갔습니다.
[여의도 B약국 관계자 : 4시간 만에 다 동났어요. 종합감기약 진통제 이렇게 빨리 소진됐어요. ]
쌀쌀한 겨울, 여의도엔 훈훈한 미담이 넘쳐났습니다.
[여의도 C카페 사장 : 이거 집회 참여하시는 분들 나눠드리라고 퀵서비스로 1000개를 보내주셔서 10박스가 왔어요. (커피도) 네이버로 주문하시고 요청에다가 (집회에 참가한) 손님들이 오면 나눠달라···]
이렇게 작은 마음들이 층층이 쌓이고 모여 그날 국회 앞엔 민주주의를 위한 힘찬 노래와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김준택 / 영상편집 김동훈]
조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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