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참사의 원인 규명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여객기가 동체 착륙한 이유에도 시선이 쏠리지만, 참사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되는 콘크리트 둔덕이 만들어진 경위도 규명돼야 할 부분입니다.
오늘은 서영일 기자가 콘크리트 둔덕을 둘러싼 책임 공방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솟아 있는 콘크리트 둔덕 위 로컬라이저 시설.
2007년 공항 개항 때 설치됐는데, 재작년 보강 공사 때 30cm 두께의 콘크리트 상판이 얹어지면서 더 단단해졌습니다.
둔덕이 피해를 키웠단 지적에 국토부는 규정상 문제없다는 입장.
주종완 /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지난달 31일)
"종단안전구역을 벗어나서는 여러 가지 규정들이 적용되지 않는다. 저희 무안공항 쪽은 그런 범위 밖에 있었기 때문에 규정들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왜 공항 활주로 끝에 둔덕을 설치한 걸까.
관련 업체들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재작년 보강 공사 때 설계 업체와 감리업체는 입을 모아 '상판만 설치했다'고 답했습니다.
보강공사 설계업체 관계자
"둔덕 자체는 우리가 한 게 아니에요. 우리 업무도 아니고. 공항 개항 때부터 생겼던거를 우린 누가 했는지 모르고…."
보강공사 당시 감리업체
"(초기에는) 시멘트(기둥) 위에다가 철주도 그 굵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 밑에다가 바로 시멘트에 박아서 세웠던 거죠."
2007년 개항 당시 공사를 맡았던 금호건설은 오래된 일이라 알 수 없다는 입장이고, 공항 토목 설계 업체 역시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합니다.
토목 설계업체 관계자
"위치도 저희가 선정 안 하는 시설물을 저희가 무슨 그거를 둔덕을 알고. 그거에 관여 자체를 할 수가 없는…"
어렵사리 연락이 닿은 최초 둔덕 설계 업체 대표로부터 이유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A씨 / 최초 로컬라이저 시설 설계업체 대표
"활주로 레벨(높이)에 이렇게 맞추는 거니까 그럼 올라갈 수밖에 없지."
이 대표는 모든 진행 상황을 국토부와 협의했다고 말합니다.
A씨 / 최초 로컬라이저 시설 설계업체 대표
"같이 하는 거지 그럼, 착수 회의부터 하여튼 중간에 뭐 오면 그거 다 검수도 하고 다 해요."
콘크리트 둔덕이 아닌 땅을 메우는 방식으로 활주로 끝과 수평을 맞출 순 없었을까.
박문수 / 국토부 공항정책과장 (어제)
"그만큼 비용이 증가하지 않습니까? 경제성과 사업성과 안전성에 그 조합에서 균형을 찾는…"
설치부터 사고까지 17년이 지났지만, 바뀐 건 담당 기관과 관련 업체 이름뿐이었습니다.
뉴스7 포커스입니다.
서영일 기자(012@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