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실패했다던데…트럼프, '홍해의 난적' 후티 굴복시킬까

2025.03.17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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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엑스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지도부를 겨냥, 대규모 공격에 나서면서 10년 가까이 외세의 공격을 버텨온 후티를 굴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군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저녁부터 수도 사나와 북부 사다주, 하자주 등 예멘 곳곳의 후티 반군 시설을 겨냥, 수십차례의 공습을 단행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련 소식통을 인용, 홍해 항로 공격을 준비하러 해안가로 이동하던 후티 반군의 미사일 발사대들이 주요 타깃이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군은 사나와 사다주에 있는 후티 반군 지도부의 자택들도 폭격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WSJ은 덧붙였다. 과도한 확전을 우려해 수위를 조절했던 조 바이든 전 행정부와 달리 지도부를 직접 타격, 조직적 대응을 방해하고 항전 의지를 꺾으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공습에 대해 "다수의 후티 지도자를 실질적으로 타격해 그들을 제거한 압도적 대응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티 폭격은 상선들의 주요 무역로인 홍해를 보호하고 이란의 세력확장을 억제하는 등 다목적 승부수로 관측된다. 후티 반군은 지난 11일 홍해 항로를 지나는 이스라엘 선박에 대한 공격 재개를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응, '세계 물류의 동맥'을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공격 명령을 내렸으며, 이런 결정에는 후티 반군에 무기와 자금 등을 지원해 온 이란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의미도 있다고 미 정부 당국자들은 전했다.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 진행 상황을 살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엑스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정부는 현재로선 예멘 현지에서 지상전을 벌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습은 앞으로도 최소 몇주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후티가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 공습이 무기한 지속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 작전은 후티가 '당신들 배와 드론(무인기)을 쏘는 걸 중단하겠다'고 말하는 그 순간 끝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수위를 낮추지 않고 계속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작년 9월 이스라엘군의 표적공습에 수뇌부 대부분을 잃고 맥없이 무너졌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달리 후티 반군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란을 중심으로하는 중동내 반미·반이스라엘 군사연대 '저항의 축'의 일원인 후티는 옛 예멘군을 상당부분 흡수해 단순한 무장세력이라기보다는 정규군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도 사나를 접수하고 2015년부터 7년간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아랍연합군과 전쟁을 벌인 데 이어 최근에는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편을 들어 홍해 항로를 지나는 상선들을 공격해 왔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에 항모전단을 파견, 예멘 각지의 군사 거점을 폭격했고, 이스라엘도 공습에 나섰지만 후티 반군을 굴복시키지는 못했다. 아랍연합군의 수천차례에 걸친 공습에 단련될대로 단련된 데다, 헤즈볼라처럼 주요 인사들의 소재를 비롯한 핵심 정보가 속속들이 털린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동 안보 전문가 모하메드 알바샤는 "대규모 공습을 가했는데 후티가 그저 드러누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건 어리석다"면서 "그들은 보복할 것이고, 악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맞서 싸울 것을 주장하는 후티 반군 지지자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는 투사로서의 이미지를 내세워 반미 정서가 강한 중동 내에서 간판주자급 입지를 다져온 후티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결을 새로운 기회로 간주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홍해 상선, 예멘과 인접한 지부티와 아랍에미리트(UAE)내 미군기지 등이 후티 반군의 타깃이 될 수 있으며, 2022년부터 휴전 중인 사우디를 공격해 미국에 외교적 압박을 가하도록 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후티는 16일 미국 해군 항모 '해리 S. 트루먼'호 전단을 겨냥해 다수의 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날리는 반격을 가한 바 있다. 주요 변수로는 이란의 지원이 어느 수준일지가 꼽힌다. 헤즈볼라가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은데 이어 작년 말 시리아의 친이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서 역내 영향력이 크게 약화한 데다 경제난마저 극심한 상황이어서다. 그렇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견제할 전력을 보유한 마지막 대리세력으로 꼽히는 후티 반군의 도움 요청을 외면할 수도 없는게 이란의 입장이다. 속이 타들어가는 이란과 불안이 엄습해오는 후티 앞에 트럼프 대통령은 짐짓 단호한 결의를 내비쳤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붉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로고가 찍힌 모자를 쓴 채 취임후 처음 내린 해외 군사개입 명령인 예멘 공습이 이행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강력한 적들에 맞서 살아남아 온 적수와 대결에 나섬으로써 다른 모두가 실패한 곳에서 성공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미국의 공격에 후티가 굴복할지, 그렇게 되지 않고 중동분쟁의 판이 커지는 결과만 뒤따를지가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분석했다. hwangc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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