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건 공기가 워낙 건조한 데다 강한 서풍이 불었기 때문입니다. 이 바람은 이른바 남고북저 현상이 만들어낸 건데요.
어떻게 한반도를 덮친 건지, 송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은 1시간 반 만에 동쪽으로 27km를 번졌습니다.
이처럼 빠르게 불길이 확산한 건 남서풍이 강하게 불어온 탓입니다.
남쪽 고기압은 시계 방향, 북쪽 저기압은 반시계 방향으로 돌며 바람을 일으켰는데 이게 맞물리면서 한반도를 덮친 겁니다.
이 서풍은 백두대간을 넘어가며 대기를 바짝 마르게 하고, 기온을 크게 올렸습니다.
공기가 산을 타고 오를 때 차고 건조해졌다가 정상을 넘어 내려가면서 다시 따뜻해지는 '푄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이 때문에 백두대간 동쪽 대부분은 완전히 메말라 건조주의보가, 동해안 지역은 건조경보가 발효 중입니다.
게다가 대구 27도, 울산 25도 등 오늘 낮 최고 기온이 초여름 수준까지 올라 공기를 더 뜨겁게 달궜습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런 대기 상황을 "마치 드라이기 안에 들어와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실효습도가 50% 아래면 큰불이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경북 청송은 11%, 의성은 13%, 경남 산청은 12%인 상탭니다.
다른 지역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어제(22일)와 오늘 이틀 사이 전국적으로 총 43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났고, 이 중 12건이 아직 진화 중입니다.
기상청은 건조특보가 내려진 동해안과 경상권 내륙, 충북 등은 내일도 매우 건조할 걸로 예측했습니다.
이후 27일쯤 돼야 전국에 비가 올 걸로 예보했습니다.
[영상편집 배송희 / 영상디자인 조승우 강아람 신하경 허성운]
송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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