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차 가해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수사해달라고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까지 했는데도 여전히 비상식적인 주장과 무책임한 발언들이 우리 사회에서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전국의 대학과 60개 인권 단체가 피해자를 지지하며 함께하겠다고 오늘(16일) 선언했습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YTN 라디오 진행자 이동형 씨는 어제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 피해자가 박원순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건 "신상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미투를 한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동형 (지난 15일, 유튜브 '이동형TV') : 무슨 이게 미투 사건이야. (미투는) 내 신상을 드러내놓고 하는 거야. 지금 피고소인(박 전 시장)은 인생이 끝이 났어. 근데 자기는 숨어가지고 말이야.]
2차 가해로 비판받을 가능성을 의식한 듯한 말도 합니다.
[이동형 : 뭐만 하면 2차 가해라고, 아무것도 못 하게 하고. (거의 종교 수준이에요. 이의를 제기하면 안 돼.)]
TBS 프리랜서 아나운서인 박지희 씨는 그제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4년 동안 뭘 한 거냐"며 피해자의 고소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박지희 (지난 14일, 팟캐스트 '청정구역') : 그 당시 신고를 하지 못했나 저는 그것도 좀 묻고 싶어요. 4년 동안 대체 뭘 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는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도 피해를 겪은 지 40년 뒤 비로소 목소리를 냈다며 박 아나운서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김재련/A 씨 변호사 : 한 마디 한 마디 말이 피해자에게는 굉장히 큰 상처가 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본인이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면 더더욱이나 그런 얘기를 하는 걸 조심해주는 게.]
피해자 측은 앞서 경찰에 2차 가해자들을 추가 고소한 상태인데 무분별한 공격이 계속되자 여성변호사회에 법률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연세대에 이어 서울대에도 고소인을 지지한다는 대자보가 붙었고, 인권운동사랑방을 비롯한 전국 60개 인권단체가 피해자와 연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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