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술에 취해 길에 세워둔 차 안에서 잠들었는데 견인차 기사들이 갑자기 나타나 음주 뺑소니범으로 몰아간다면 얼마나 당혹스러울까요?
한 50대 남성이 실제 당한 일인데, 견인차 기사들의 협박에 실랑이를 벌이다 폭행 가해자로 몰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차량 블랙박스에 반전이 숨어 있었습니다.
안윤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광명의 한 노상 주차장.
지난 29일 새벽, 양 모 씨는 이곳에 주차한 자신의 차에서 시동을 켜둔 채 깜빡 졸았습니다.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바로 앞 사우나에서 잘지, 대리기사를 불러 집에 갈지 고민하다 그대로 잠이 든 겁니다.
[양 모 씨 / 경기도 광명시 : 수영 끝나고 뒤풀이를 했고, 새벽 2시 좀 넘어서 차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대리를 부르겠다고 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잠든 지 10분쯤 지났을까.
한 남성이 다가와 차 안을 살펴보고, 옆에 있던 다른 남성은 막무가내로 차 문을 열고 올라탑니다.
[견인차 기사 A : 형님. 형님. 견인 부르셨어요, 견인? 음주운전 하셨어요, 음주?]
양 씨를 다짜고짜 깨우며 견인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하더니,
[견인차 기사 A : 모셔다드리려고. (아니, 아니. 괜찮아요) 술 드시고 운전하시면 안 되잖아요, 아버님?]
서비스를 이용 안 하면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합니다.
[견인차 기사 B : 그냥 경찰에 신고해 드릴까요? 제가 도와드릴까, 아니면 경찰에 신고할까? 어떻게 할까요?]
비몽사몽인 채 좀처럼 답을 하지 않자 이번엔 자신들을 차로 치려 했다며 음주 뺑소니범으로 몰아갑니다.
[견인차 기사 A : 차로 저를 아까 치려고 하면 어떻게 해요, 선생님? 그냥 출발하시려고요? 예? (그냥 가면 뺑소니에요, 사장님!) 보험처리 안 해주실 거예요?]
정신을 차린 양 씨가 그제야 운전한 적 없다고 하자 시동을 건 것만으로 법을 어긴 거라며 압박합니다.
[견인차 기사 B : 운전을 하든, 차에서 시동을 걸면 음주운전이에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