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1인당 평균 3.9개를 갖고 있을 만큼 신용카드를 많이 쓰는 우리나라.
고객들이 적립한 포인트는 2019년 말 기준 3조 5천432억 원에 이르는데요.
카드사별로 흩어져있는 포인트들은 쓰기에는 애매하고, 안 쓰자니 아까운 '계륵' 같은 존재였죠.
실제로 연간 1천억 원이 넘는 포인트가 그냥 소멸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인데요.
이제 이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바로 현금으로 바꿔쓸 수 있게 됐습니다.
금융위원회 등이 지난 5일 개시한 '카드포인트 통합 조회' 서비스 덕분인데요.
기존에는 다양한 카드에 쌓아둔 포인트를 현금화하려면 개별 카드사 앱을 모두 설치하고, 일일이 본인 인증을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로웠던 것이 사실이죠.
하나의 앱을 깔고, 한 번의 인증 절차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자투리 포인트를 손쉽게 챙길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서비스가 가능한 카드사는 8개 전업 카드사와 3개 겸영 카드사 등 모두 11곳인데요.
여신금융협회 앱·홈페이지를 이용하거나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 앱을 내려받으면 됩니다.
본인 인증을 마치면 각자 보유하고 있는 잔여 포인트는 물론 소멸예정 포인트 및 시기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포인트를 바로 현금으로 바꿔 원하는 계좌에 이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계좌 입금이 가능한 포인트는 롯데 'L.POINT', 비씨 'TOP포인트', 삼성 '보너스포인트', 신한 '마이신한포인트' 등 카드사별 대표 포인트인데요.
이 밖에 특정 가맹점에서만 소비 목적으로 쓸 수 있는 제휴 포인트는 통합 이체·출금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카드 포인트 현금화 비율은 1포인트당 1원.
현대카드만 예외적으로 1.5포인트가 1원으로 계산되는데요.
홈페이지 등에서 먼저 H-coin으로 바꿔야만 쓸 수 있는데, 1.5 M포인트가 1 H-coin이기 때문입니다.
하나카드는 예스·하나·하나멤버스 포인트가 모두 합산돼 하나머니로 조회됩니다.
계좌 이체를 신청할 경우 대부분 실시간으로 입금되지만, 카드사에 따라 다음 영업일에 처리될 수도 있는데요.
서비스를 이용해 본 금융 소비자들은 일단 편리하다는 반응입니다.
KB국민카드, 삼성카드를 쓰고 있는 직장인 기혜연씨는 서비스 개시일인 지난 5일 '어카운트인포' 앱을 통해 포인트 약 3만8천 원을 찾았는데요.
기 씨는 "잊고 있던 포인트를 돈으로 바꿔 쓰니 마치 선물 받은 기분이어서 주변에도 한 번 조회해볼 것을 권했다"며 "다만 이미 해지한 현대카드는 고객센터에 전화해야 하는 등 포인트를 전환하는 절차가 복잡해 아쉬웠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카드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해 계좌로 들어오면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데요.
서비스 시작 첫날 신청자가 대거 몰리면서 접속이 중단되는 등 불안정한 시스템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힙니다.
새해에는 잠자던 카드 포인트를 소환해 현명한 금융 생활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지선 기자 박소정 주다빈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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