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배 정도 크기에 아름답기로 지중해에서도 손꼽히는 섬 마요르카.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는 이들로 가득한 해변에서 익숙한 케이팝이 들려옵니다.
무작위로 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이른바 '케이팝 랜덤 플레이 댄스'가 지나가는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습니다.
[레일라 사벨리/ 케이팝 댄스 그룹 회장 : 여름에는 늘 하는 행사가 있어요. 해변에 모여서 청소를 좀 하고 '랜덤 케이팝 댄스'를 하는 거예요.]
케이팝 그룹의 이름은 '발레아레스.'
마요르카, 메노르카, 이비사, 포르멘테라 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의 이름입니다.
케이팝 그룹 역시 네 개 섬 지역의 그룹들이 함께 모여 있습니다.
발레아레스가 만들어진 지도 4년째.
하나의 그룹으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40여 개의 케이팝 댄스 그룹이 결성됐습니다.
[아나 / 케이팝 댄스 그룹 회원 : 저는 '2018 케이팝 발레아레스' 이벤트에서부터 시작했어요. 미래에는 무대에서 춤을 추기 위해 새로운 춤을 배우고 있어요.]
하지만 코로나 이후 모임 인원의 제한이 생겨 6명 이상은 모일 수 없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있습니다.
시에서 시행하는 사업을 돕고, 모임 허가를 받는 겁니다.
[메리 / 시청 공무원 : 젊은이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도와주는 것인데 지금은 해변을 좀 청소하려고 해요. 플라스틱이나 담배꽁초 같은 것을 주우려고요.]
코로나 이후 대형 모임이 금지돼 이렇게라도 모일 수 있음에 감사하며 해변 쓰레기를 줍습니다.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함께 춤을 출 수 있어 케이팝 팬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 되기도 합니다.
케이팝 댄스 그룹 '발레아레스'를 만든 레일라 씨, 5년 전 부모님과 함께 페루에서 마요르카로 이주해왔습니다.
레일라 씨의 부모님 역시 젊은 시절 춤을 즐겼던 분들로 부모님의 흥과 끼를 쏙 빼닮았는데요.
페루에 있을 때부터 한국 드라마를 보고, 대형 케이팝 콘서트를 자주 접했지만, 그보다 레일라 씨가 '발레아레스'를 만들게 된 건 다른 문화권에 대한 남다른 애정 덕분입니다.
[레일라 사벨리/ 케이팝 댄스 그룹 회장 : 저는 늘 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중 하나가 아시아 문화고요. 그러면서 한국의 문화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어요. 하루는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데 몇 명의 사람들이 작은 이벤트를 하고 있었어요. 아시아와 관련된 모임이었죠. 제이팝(일본 음악)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한 그룹이 케이팝 춤을 추는 거예요.]
여기저기 조금씩 흩어져 있는 케이팝 팬들을 한데 모으는 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레일라 씨는 케이팝 댄스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고 교류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레일라 사벨리 / 케이팝 댄스 그룹 회장 : 커버 댄스나 노래를 하기도 하고요. 그림도 그리고요. 다양한 재능들이 한국 문화와 관련하여 발전해왔습니다.]
관광학과에 재학 중인 레일라 씨는 영어와 스페인어 강사로 일하기도 했는데요.
배우 활동과 적십자 자원봉사 활동에 최근에는 학교에서 소개한 회사 인턴 업무도 시작했습니다.
몸이 열 개여도 모자랄 만큼 바쁘지만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할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낍니다.
[레일라 사벨리 / 케이팝 댄스 그룹 회장 : 케이팝 발레아레스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쳐주고 사회를 돕는 게 목표예요. 이런 일이 가치가 있고요. 무엇보다도 저 자신을 풍족하게 해요.]
코로나로 인해 작은 마을에 공연하러 다니거나, 수백 명이 함께 모여 춤을 추는 일이 모두 어려운 상황.
관광 도시 마요르카에 '발레아레스'의 방식으로 다시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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