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성큼 다가온 가을 정취 느끼기에 고궁 방문만 한 게 없죠.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아무래도 이렇게 고궁 나들이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문화재청이 경복궁 등 4대 궁에 장면 해설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귀로 보고 손끝으로 느끼는 한 시각장애인의 고궁 나들이 장슬기 기자가 함께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복궁에 북소리가 울려 퍼지자,
[영상해설사]
"교대식이 있어서 북이 울리고 있습니다."
영상해설사의 설명이 시작됩니다.
보이지 않지만 마치 보는 것처럼, 수문장 교대식 장면이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영상해설사
"빨간 도복을 입고"
"머리에는 갓을 쓰고 있거든요."
SNS에 올릴 사진도 찍었습니다.
"지금 찍으시면 될 것 같아요."
시각 장애인 김경식 씨의 고궁 나들이 길.
안내견 '피움이' 말고도 기댈 수 있는 팔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김경식/시각장애인]
"제가 잡고 갈까요, 해설자님?"
눈 대신 귀로 보고 손으로 느낍니다.
올록볼록하게 만든 점자 배치도.
품계석도, 해치상도 직접 만져봅니다.
내내 곁에서 친절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영상해설사]
"그 아래는 이렇게 지지석이 있어서, 연꽃무늬로 되어져 있어요."
근정전 지붕이 어떻게 생겼는지, 환갑이 넘어 손으로 처음 봤습니다.
[김경식/시각장애인]
"어, 이게 지붕이에요? 이렇게 돼 있어요?"
서울 경복궁 등 4대 고궁에선 이달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영상해설이 도입됐습니다.
[김경식/시각장애인]
"전에는 여러 번 왔어도 '그냥 지나치는 길이다' 밖에는 몰랐거든요. 처음 와 본 거 같아요."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수어 설명도 작년부터 활용돼 왔습니다.
농인들에겐 한글보다 먼저 배운 수어가, 모국어 같기 때문입니다.
[성지훈/청각장애인]
"글자를 보고 100%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정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수어가 훨씬 도움됩니다."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 고궁.
아직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지만, 문화재청은 장애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재를 점점 더 늘려갈 계획입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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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 기자(seul@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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