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화장품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만년 2위’로 굳어지는가 싶던 LG생활건강의 ‘더히스토리오브 후’가 지난해 말 면세 시장에서 큰 이변을 일으켰다. 화장품 브랜드는 물론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드를 제치고 면세 매출 1위로 선 것이다. 이 브랜드가 전성기를 맞게 된 배경에는 물밀 듯 밀려들어온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의 힘’이 있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한방’이 아닌 ‘궁중’을 테마로 장기적인 브랜딩 작업을 펼쳤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궁중’의 이미지가 갖는 상징성은 럭셔리 마케팅에 대한 정당성(legitimacy)을 부여했고 고객들이 값비싼 화장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게 할 만한 감성적 도화선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