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콩 주가와 연계된 투자상품을 산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을 직접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은행들의 책임을 묻겠다는 뜻도 밝혔는데 과거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금융당국 역시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오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지수연계증권, ELS를 은행들이 부실 판매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이복현/금융감독원장 : (은행들이)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가 다 마련됐다는 등 운운하시면서 말씀하는 그런 부분은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했다고 들리기보다는 자기 면피 조치를 했다는 식으로 들리는 게 아닌가…]
녹취나 자필서명 등 상품 설명 의무를 다했다는 은행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건데, 은행 책임론도 꺼내들었습니다.
[이복현/금융감독원장 : 책임 분담 기준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H지수 ELS 투자자들 역시 안전하다는 은행원 말만 믿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홍콩H지수 연계 ELS 투자자 : 담당 PB가 (투자성향 체크는) 형식적인 거니까 공격적 성향으로 바꾸셔야 된다. '아, 네. 알겠습니다' 했죠. 위험에 대한 고지라든지 전혀 들은 게 없기 때문에 초고위험 상품이란 거는 나중에 알았어요.]
다만 금융당국 책임론도 불거집니다.
4년 전 투자자 수천명이 대규모 원금손실을 입은 파생결합펀드, DLF 사태 때도 은행 불완전판매 행태가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금융당국은 은행의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를 금지하려다 은행들 반발에 물러섰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금융당국의 책임은 없었냐는 거죠. (DLF 사태 당시) 왜 ELS는 제외해 줬는지 금융당국도 ELS만큼은 은행에서 판매를 허용한 거고.]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은행이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조만간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지원 박민서]
오원석 기자 , 최대환,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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