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균 나이 60대인 만학도 99명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올해 전국에서 최고령 졸업생인 91살 할아버지도 있었습니다.
윤태인 기자가 졸업식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얼굴에 돋보기안경,
모자 밖으로 희끗희끗한 머리가 보이는 할아버지가 책가방을 메고 교실로 들어섭니다.
91살 김은성 학생의 마지막 등굣길입니다.
"고마웠어 2년 동안, 형님. 헤어지면 내가 찾아갈 거야. 고마워."
중학생 때 한국전쟁을 겪었고 장남이자 가장의 무게 때문에 학교 대신 일터로 나갔습니다.
놓았던 연필을 다시 잡은 건 불과 5년 전.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중고등학교 과정을 밟기 시작했습니다.
무려 70년이나 늦게 졸업장을 받으면서 올해 최고령 졸업생 반열에 올랐습니다.
[김은성 / 올해 최고령 고교 졸업자(91살) : (나이가 많아 공부를 못한다는 건) 핑계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의욕만 있으면 얼마든지 나이와 관계없이 입학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직 젊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아버지의 학부모' 노릇을 한 아들도 감회가 새롭습니다.
[김영근 / 김은성 할아버지 장남 : 힘드시지 않을까 연세도 있는데,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셔서 졸업을 맞이하게 돼서 이제 아들로서 정말 존경스럽고 굉장히 감격스럽습니다.]
졸업생 평균 나이, 60대,
김 할아버지처럼 늦은 나이에 학업을 이어갈 용기를 낸 만학도들은 이 학교에만 170여 명에 달합니다.
만학의 길을 걷는다는 공통점 덕분인지 '동기사랑 나라사랑' 정신만큼은 젊은이들 못지않습니다.
[조성자 / 같은 학급 졸업생 : 많이 배우고 사랑스러운 정말 같은 동료이자 학우예요. 그리고 수업 시간에 질문도 진짜 많이 하셨거든요. 익살스럽게 즐겁게 하셨어요.]
태양처럼 빛나는 졸업장을 손에 쥔 99명의 만학도.
누구는 영어 공부를, 누구는 대학 진학을, 졸업 뒤에도 만학도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항상 이 자리에서 언제나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힘들 때 저 찾아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졸업 축하드립니다."
"파이팅!"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영재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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