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년 전 강원도 고성에서 난 산불 기억하실 텐데요.
전신주에서 떨어진 불티가 바람을 타고 속초 도심까지 확산했습니다.
피해 주민 일부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최근 항소심 판단이 나왔는데요.
주민들이 승소하긴 했지만, 한전 책임은 일부만 인정됐습니다.
지 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19년 4월 발생한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은 전신주에서 튄 불꽃으로 시작했습니다.
동해안 거센 바람을 타고 확산했고, 축구장 1,700개가 넘는 산림이 사라졌습니다.
이재민만 천여 명, 재산 피해는 900억 원에 달했습니다.
피해 주민들은 전신주 관리 책임이 있는 한국전력공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산불 발생 5년이 지나 나온 항소심 판결, 원심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재판부는 소송에 참여한 주민 예순 명이 청구한 265억 원 가운데 87억 원만 한전이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한전 측 책임을 인정하긴 했지만, 강풍이라는 자연재해가 더해진 만큼 주민 청구 금액의 3분의 1, 법원 감정평가액의 60%로 제한했습니다.
고성, 속초 산불은 최근 20년간 난 강원 지역 대형 산불 가운데 가장 법정 다툼이 많았습니다.
전신주에서 불티가 튀는 시청자 제보 영상이 YTN에 처음 공개된 후 한전 측 과실이 경찰 수사로 최종 확인됐기 때문.
이후 소송은 크게 세 갈래로 나눠 진행됐습니다.
일단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 재판에 넘긴 한전 직원들은 1,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이재민에게 지급한 400억 원대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정부와 한전의 구상권 소송 역시 한전 측 승소로 재판이 마무리됐습니다.
유일하게 이번 손해배상소송만 한전 책임이 인정된 상황.
여전히 피해 금액 일부만 받게 된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양측의 대법원 상고 여부가 주목됩니다.
YTN 지환입니다.
촬영기자 : 홍도영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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