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동훈 대표가 전달한 '3대 건의 사항'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대통령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을 건의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이미 집사람이 많이 지쳐있고 힘들어한다"며 "의욕도 많이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며 "꼭 필요한 활동이 아니면 대외활동을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한 대표는 대통령실 내 소위 '김건희 라인'을 교체할 것을 요청했는데요.
윤 대통령은 "누가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문제 있는 사람은 반드시 정리한다. 한 대표도 잘 알지 않는가"라며 강조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한 대표는 김 여사가 자신과 관련된 의혹 규명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는데요.
윤 대통령은 "이미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니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대선 전 명 씨가 만나자마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손 잡으라는 조언을 했다"며 "이후 중간에 명 씨와 단절했고, 집사람은 나와 달리 명 씨를 달래가는 노력을 기울였던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면담에서는 야권이 밀어붙이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윤 대통령이 "무모하고 위헌적 특검법을 막아준 것은 참으로 고맙고 다행스럽다"고 하자 한 대표는 "여론이 더 악화될 경우엔 우리 의원들을 설득해서 막는 게 힘들어진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시종일관 차분하고 진지하게 한 대표의 의견을 듣고 이런 의견을 개진했다"며 "마지막에 웃으며 미국 대선 전망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대통령께서 한 대표의 어깨를 치며 격려했다. 원만하게 마무리된 면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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