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해안에선 대나무발 그물을 세워서 멸치를 잡는, 이른바 '죽방렴' 어업이 500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죽방렴에는 쓰레기도 자주 밀려드는데요. 한 어민이 이를 착안해 해양 쓰레기를 수집하는 설비를 만들어 특허까지 받았습니다.
이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다 위에 세워진 대나무 구조물들. 밀물 때 들어온 멸치가 썰물 때 걸리게 만든 전통어구인 죽방렴입니다.
하지만 페트병과 어구 등 쓰레기도 늘 함께 밀려옵니다.
폭우가 내린 뒤에는 육지의 쓰레기가 한꺼번에 떠내려오기도 합니다.
세 사람이 들어가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뒤엣것 먼저 밀어주라, 못 나간다"
쓰레기 때문에 멸치잡이가 줄고 상품 가치도 떨어지자 어민 김정판 씨는 해결법을 고민했습니다.
8년 동안 사천 앞바다의 물때와 물길, 그에 따른 쓰레기 이동 경로를 분석했습니다.
김정판 / 죽방렴 어민
"썰물일 때는 바다로 유입됐다가 밀물일 때는 다시 해안가에 쌓이고"
분석 결과 쓰레기가 떠다니는 3가지 길목을 특정하고 이를 수거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해 특허까지 받았습니다.
특허를 받은 쓰레기 포집 설비는 죽방렴 모양과 비슷해 쓰레기가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어렵게 설계됐습니다.
류종성 / 안양대 교수
"바다에 시설물을 고정시켜 놓고 그 시설물을 지나는 쓰레기들을 포집하도록 설계돼 있어서 비용도 절감되고"
김 씨는 특허권을 공공기관에 무상 제공하기로 했는데, 사천시는 습지보호구역에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이성진입니다.
이성진 기자(nav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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