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의 후유증…베인 듯 갈라진 과일에 과수농가 '울상'
[생생 네트워크]
[앵커]
대한민국 곳곳의 현장을 전해드리는 생생네트워크 시간입니다.
지난여름을 생각하면 정말 너무 더웠던 기억밖에 없으실 텐데요.
지난여름의 악몽이 여전히 남아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과수 농가입니다.
기록적인 폭염이 남긴 후폭풍에 충남 예산 등 사과 농가에서는 한창 내다 팔아야 할 사과가 모두 상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주렁주렁 나무에 달려 있어야 할 사과들이 모두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달콤하고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엔비 품종 사과입니다.
땅에 떨어진 사과를 살펴보면, 이렇게 색깔은 먹음직스럽게 익은 것 같아 보이지만 꼭지를 주변으로 날카로운 것에 베인 것처럼 벌어져 있습니다.
사과에 열과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한창 수확이 진행돼야 하는 시기인데, 수십년간 과수 농사를 지으면서 처음 보는 현상으로 상품성을 잃은 사과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낙과도 다 쏟아지고 1차 쏟아지고 또 2차까지 쏟아지고 난 다음에 이제 사과가 불기 시작하고 익어가면서 또 이렇게 다 터졌죠."
충남 예산과 당진 등 엔비사과 150 농가 전체에 이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농가마다 피해도 평균 50%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추정되는 원인은 지난여름 지독했던 폭염.
농가에서는 지난 폭염에 지열 등이 오르며 땅속 미생물이 더 많이 활성화되고, 사과나무가 더 많은 성분을 흡수하게 되면서, 과실이 과숙성돼 열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온기에 사과 과숙이 될 수 있을 정도의 고온이 되다 보니까 착색은 안 되고 과숙은 되고 이러다 보니까 이런 현상이 이 같은 문제는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매해 개최되는 예산황토사과축제가 올해는 사과 작황부진으로 취소됐습니다.
사과뿐만 아니라 전국의 배와 귤 등 과수농가에서 지난여름 폭염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데, 뾰족한 대책이나 보상 방안은 없는 상황입니다.
과수 농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jinlee@yna.co.kr)
[영상취재기자 : 임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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