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연인의 창밖에서 부르는 노래' 세레나데가 '멜랑콜릭', 우울합니다. 상실의 계절 늦가을의 심사를 헤집습니다.
"가을 잎 찬바람에 흩어져 내리면…"
어떤 노래든 김정호가 부르면 처연합니다. 창백한 가을이 문득 왔다 쏜살같이 달아납니다.
'가을엔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가을은 빠른 걸음으로 달리고, 우리는 비명처럼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돈 찍는 기계' 라고 부르는 트럼프가 돌아왔습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기적으로 솟아올라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세계에 알렸습니다. 냉전에서 신냉전까지 사회주의를 저지해 온 강력한 전초 기지입니다.
그 대한민국에 핵무기를 들이대는 김정은이, 트럼프는 "똑똑한, 진정한 권력자" 랍니다.
"오늘날 자유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단연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입니다."
케네디는 대한민국처럼 자유세계 보루였던 서베를린에 찾아가 역사적 연설을 했습니다.
"모든 자유인은 그가 어디에 살든 베를린 시민입니다."
아이젠하워가 천명했습니다.
"미국은 인류 운명에 깊이 개입돼 있다."
회고록에서 당부했습니다.
"자유세계 지도자 미국은 사납지 않으면서 단호하고, 나약하지 않으면서 화합하고, 오만하지 않으면서 자신감 넘쳐야 한다."
뉴욕타임스가 썼듯, 트럼프의 복귀는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 질서의 종언' 입니다.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미국'만 있을 뿐입니다.
안으로도 심난한 가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여의도 대통령' 으로 불리는 막강 입법 권력자가 2주 내리 장외로 나갑니다. 노골적으로 야권 단체들과 손잡아 독려했습니다.
'도심을 메워 달라.'
대통령은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민심을 잡지 못했습니다. 강력한 전방위 쇄신책, 머뭇거릴 새가 없습니다.
백 년 전 시인의 가을도 스산했습니다.
'언덕 위에 오뚝히 서서, 개가 짖는다. 날카롭게 짖는다.'
'기도하는 시인'이 가을 하늘을 우러렀습니다.
'지금은 비둘기 대신 저 공중으로, 산까마귀들을 바람에 날리소서.'
11월 8일 앵커칼럼 오늘 '늦가을, 심난하다' 였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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