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3일)는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불을 지핀 전태일 열사의 54주기였습니다. 대구에서 태어난 전 열사는 서울로 떠나기 전 남산동 한 셋방에서 어린 시기를 보냈는데요. 고단한 그의 삶에 가장 행복한 때였다는 대구 시절의 보금자리가 복원을 마치고 시민에게 공개됐습니다.
서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라.
1970년 11월 13일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산화한 고 전태일 열사, 그가 세상을 떠난 지 54년 만에 꽃다운 청소년 시절을 보낸 대구 옛집이 복원됐습니다.
복원된 옛집은 전 열사와 가족들이 1962년 8월부터 1964년 2월까지 세 들어 살던 남산동의 한옥입니다.
전 열사는 서울로 가기 전까지 1년 6개월 동안 이곳에 머무르며 지금의 명덕초등학교 안에 설치된 야간학교를 다녔습니다.
지금은 셋방 터만 남았지만, 이 작은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살며 꿈을 키웠습니다.
그는 짧았던 대구의 삶에 대해 '그늘과 그늘을 옮겨 다니며 자라온 내가 한없는 행복감을 누렸다'고 일기에 썼습니다.
[전순옥/고 전태일 열사 여동생 : 학교생활이 그렇게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중학교 교복도 입고 친구들하고 공부하면서 그 학교생활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이번 대구 옛집 복원은 대구에서 태어난 전태일을 기억하자는 시민 힘으로 이뤄졌습니다.
2015년 유족과 지인의 증언으로 남산동 옛집 존재가 알려졌고 서거 50주기인 2020년 시민 모금을 통해 대구 옛집을 사들여 전태일 열사의 문패를 달았습니다.
이후 2차 모금과 공사를 거쳐 5년 만에 복원을 끝내고 시민에 공개됐습니다.
[송필경/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 이사장 : (전태일 열사의) 그러한 삶을 대구의 정신적인 자산으로 삼아서 대구가 전태일의 도시로 거듭나기를 부탁드리고….]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자신을 불사른 대구 청년 전태일, 그의 숭고한 정신이 옛집 복원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도윤 TBC, 화면제공 : 한국영상자료원)
TBC 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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