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어르신은 혼자서 울고 있었다, 아니 울음을 꾹 참고 있었다. 주변 시위대는 모두 나이가 어려 보였는데, 혼자서 (소녀시대의 노래에 맞춰) 엇박자로 춤을 추는 모습을 잊지 못할 것 같다."
'1947년생 이승방, (탄핵안 가결) 발표 순간' 이란 제목으로 영국 BBC 방송 제이크 권(권혁) 기자는 지난 14일 자신의 X에 영상을 하나 게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시위대 사이에 감돌았던 불안감이 탄핵안 가결 순간, 환호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을 당시 한 어르신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1947년생, 77세 이승방 할아버지는 환호하는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눈물을 쏟아내며 주먹을 들고, 몸을 흔들며 벅찬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당시 집회 현장에서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제이크 권 기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씨에게 '왜 눈물을 흘렸나'고 묻자 그는 '나는 한국 역사의 모든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면서 "그는 한국의 미래가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가 모든 질문에 영어로 답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 매켄지 BBC 서울 특파원은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제작진은 이승방씨의 인터뷰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편집이 급해 뛰느라 이 씨의 연락처를 확보하지 못했다. 혹시 (이승방 씨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영상을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이크 권 기자는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승방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노동, 기후운동가로 활동하고 계시다"면서 "1947년생이신데 1979년의 계엄령 등 한국사의 굴곡을 어떻게 경험하셨는지 듣고 싶다. 또 어떻게 영어를 그렇게 잘하시는지도 여쭙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BBC를 포함해 로이터와 AFP 등 외신은 탄핵안 가결 당시 K팝에 맞춰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하는 여의도 현장과 탄식과 분노, 실망감이 드러난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상반된 반응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일부 해외 커뮤니티는 집회가 끝난 뒤 깔끔하게 정리된 여의도 일대 사진을 공유하며 한국의 성숙한 시위 문화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제작: 진혜숙·최주리
영상: BBC News / Jake Kwon·권혁·진 매켄지 X·로이터·AFP··레딧
je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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