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명태균 씨가 4년 동안 쓴 이른바 '황금폰'에서 윤 대통령과 명 씨가 나눈 통화 녹음 파일 원본을 확보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2년 전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도 담겨 있어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이현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0월,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육성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를 앞둔 5월 9일,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측에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해 주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 (2022년 5월 9일, 출처 : 민주당) :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 씨 (2022년 5월 9일, 출처 : 민주당) :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창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13일 명태균 씨가 스스로 제출한 이른바 '황금폰'에서 당시 전체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확보했습니다.
전체 2분 30초 분량의 해당 녹음 파일에는 공개되지 않은 나머지 대화 내용이 담겼습니다.
명 씨가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부탁하자, 윤 대통령이 중진들에게 '내가 말을 세게 했다'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한테도 말했다고 했고, 명 씨가 재차 부탁하자 '윤 의원에게 한 번 더 이야기하겠다'고 약속한 내용이 담겼다는 겁니다.
이 통화가 이뤄지고 약 50분쯤 뒤 김건희 여사가 명 씨에게 '윤 대통령이 누군가와 전화를 했고, 그냥 밀라고 했다'며, '걱정하지 말라, 잘 될 거다'라고 말하는 통화 녹취 파일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명 씨가 제출한 휴대전화 3대와 USB에선 지난 2021년 하반기, 명 씨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각각 두 차례씩, 총 4차례에 걸쳐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를 전달한 메신저 내용도 발견됐습니다.
명 씨는 해당 여론조사 파일들을 '비공표 조사이기 때문에 보안에 유의해 달라'며 윤 대통령 부부에게 보낸 걸로 전해졌는데,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대선 여론조사들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온 게 아니냐는 야당의 주장과 맥이 닿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명 씨가 보낸 여론조사 데이터 대부분이 조작돼 금전적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운 만큼, 범죄 혐의 적용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신세은)
이현영 기자 lee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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