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분향소 희생자 애도
(무안=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3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4.12.31 iso64@yna.co.kr
(무안=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아직도 과장님의 웃는 모습이 선한데 이렇게 빈자리를 보고 있으니 견디기가 힘듭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공무원들도 다수 희생돼 공직사회가 큰 슬픔에 휩싸였다.
동료 공무원들은 고인이 머물던 자리에 국화꽃을 놓고 추모글을 남기며 추모했다.
전남 화순군에서는 전·현직 공무원 8명이 참사 희생자에 포함됐다.
과장 2명과 팀장, 퇴직을 이틀 앞둔 공무원까지 현직 4명과 화순군에서 근무한 퇴직 공무원 4명이 함께 방콕 여행을 다녀왔다가 희생자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10여년 전 한 면사무소에서 함께 근무하며 맺어진 이들의 인연은 안타까운 사고로 마무리됐다.
이들이 근무한 화순군청 사무실 자리에는 동료들이 추모하며 놓고 간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다.
주인 없는 책상에는 동료들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동료들은 고인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것 같다며 '빨리 와라'는 문구를 적어 고인에게 보냈다.
사무관 승진 동기 5명이 함께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전남도 교육청에도 합동 분향소가 마련돼 동료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입직과 진급 시기는 제각각이지만 모두 교직에서 만나 10여년째 각별한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목포시에서는 친자매 공무원 두 명이 자녀들과 함께 돌아오지 못할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언니는 결혼하지 얼마 안 된 새 신부로 남편 역시 목포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담양군 여성 공무원 1명도 자녀와 여행을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전남도 출연기관 소속 연구원 2명도 동반 여행을 갔다가 함께 희생자가 됐다.
이들 지자체는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참사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했다.
화순군 한 공무원은 31일 "공직 생활을 함께한 이들끼리 한 번 다녀오자고 해서 떠난 여행인데 안타깝게 됐다"며 "인품이나 능력 모두 인정받는 공직자들인데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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