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잇슈] 저마다의 손길로 나눠 가진 슬픔…무안 공항은 춥지 않았습니다
2024.1.3
제주항공 참사 엿새째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지만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있습니다.
울음이 잠시 그친 무안공항에서 가장 분주한 건 이제 이 사람들입니다.
"일단 뉴스로 (사고 소식을) 접하고요, 전부 우리는 바로 현장으로 왔고요…후원 물품이 상당히 많습니다…전국 각지에서 옵니다. 택배로도 많이 오고요…보관할 장소가 없을 정도로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대체적으로 가장 크게 지원했던 것은 피해자 가족들 쉼터를 할 수 있는 쉘터라든가…같은 다 한 가족 아닙니까, 어떻게 보면. 그러다 보니까 더 마음이 아프고 그렇습니다. 같이 있다는 것 하나로도 슬픔을 나눌 수 있잖아요?"
"당장에 사용하실 수건이나 양말이나 이런 것들 필요하실 것 같아서 챙겨놨고, 물티슈, 마스크, 치약·칫솔, 핫팩이나 간단하게 드실 수 있는 것들 마련해서 나와 있습니다"
종교인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김밥. 호박죽, 전복죽 이런 것이 필요하고요, 식사를 위해서. 두 번째는 생활 필수품이 필요합니다…오랫동안 옷을 갈아입지 못하셔서 티셔츠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이 필요합니다…목사님들이나 교단에서 오셔서…헌금을 해주고 가셔서 그런 돈으로 구입해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이) 무겁고 답답하고 뭔가 자책감도 있고 속상함도 있으시잖아요. 이런 걸 좀 털어놓고 싶어하시는 경우가 많아서…장례를 치르는 분들이 생기다 보니까 본인들이 가지고 계신 종교에 따라서 또 어떻게 가족들을 잘 보내야 할지 고민들이 있으신 거 같아요. 스님들께서 상담해주시고 가능한 지원도 전폭적으로 해드릴 생각이고요…종교인들의 역할은 그런 게 굉장히 큰 거 같아요"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
"세탁기는 20L짜리가 3대예요. 건조기도 3대. 세탁기하고 건조기하고 총 1시간이면 한 집 세탁물이 나옵니다. 그러면 1시간에 3집 세탁물이 한꺼번에 나옵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저희들은 대구에서 왔습니다"
"특히나 사고 현장에는 군인이나 경찰 소방직원들, 과수대 이런 분들 한 400~500명이 계셨거든요. 그 분들의 식사까지 미처 챙기지 못할 때, 첫날 서울에서 영등포에서 피자집 대표님이 직접 본인이 만들어서 여기까지 4시간 자가용을 타고 오셔서 바로 전달만 해주시고"
"아.. 여기 또 고등학교 동창이 있다고 해서 조금 마음이 되게 안 좋더라고요. 제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해서…저희들끼리 시간마다 팀을 꾸려가지고 '나가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나눕니다.
"힘듭니다, 사실. 발바닥이 많이 아프고 다들 힘이 들어가지고…우리가 유가족을 위해서 뭔가를 보탬이 돼야 되는데 하는 마음 밖에 없고 열심히 봉사하면서, 그 분들 손을 대신, 마음을 따뜻하게, 이런 말을 할 때마다 눈물이 글썽거려요…항상 우리 회원들이 많이 웁니다. 가슴이 아파가지고…"
3천 명 넘는 사람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했습니다.
"유가족들이 오셔서 국 한 그릇 드시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봉사자들을 안아주고 가실 때는 더 마음에 위로가 되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슬픔이 가득 차있지만, 무안공항은 춥지 않았습니다.
현장잇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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