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백골단'을 국회에 세운 김민전 의원은 서울대 84학번, 고 박종철 열사와 대학 동기입니다. 대학 시절 공포의 대상이었던 백골단을 모를 리가 없는데도, 이 이름을 딴 자경단 조직을 자랑스러운 청년들이라며 국회로 불러들였습니다. 국회의원 자격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야당은 김 의원에 대한 제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인아 기자입니다.
[기자]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1984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입학했습니다.
84학번 서울대 동기 박종철 열사는 1987년 민주화운동을 하다 경찰에 붙잡혀 고문을 받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청바지와 청재킷을 입고 하얀 헬멧을 쓴 80년대 사복경찰 백골단은 민주화 시위를 하는 학생들에 마구잡이로 폭력을 휘두른 역사의 치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김민전 의원보다 한 학번 아래인 성균관대 85학번 서양원 씨는 백골단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서양원/백골단 피해자 : 백골단이 이제 튀어가면서 사과탄을 던져요. 이단 옆차기를 한다든가 또는 이제 곤봉 있잖아요. 상체보다도 좀 하체를 좀 때렸다가…]
80년대 대학을 다녔던 사람에게 백골단이 선사한 공포와 악몽은 지울 수 없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양원/백골단 피해자 : 경찰에 끌려가고 안기부고 끌려간 그 친구들,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친구들이거든요.]
김민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막겠다며 백골단의 이름과 모습을 그대로 따라한 마치 자경단과 같은 청년 단체를 국회로 끌고 들어왔습니다.
국회의원만이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국회의 기자회견장에 자리를 잡아주고, 마이크를 들게 했습니다.
1991년 백골단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한 강경대 열사의 아버지는 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강민조/강경대 열사 아버지 : (국회 기자회견장에) 백골 그 철모를 쓰고 나왔을 때 가슴이 찢어지고 아팠습니다. 우리 손녀들까지 데리고 가서 그 백골단을, 백골단을 막겠습니다.]
아들의 희생으로 일궈진 민주주의가 수십 년의 시간을 거쳐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 2025년.
김민전 여당 의원이 드러낸 대한민국 정치의 민낯에 아버지는 참담했습니다.
[영상취재 신승규 박재현 / 영상편집 김영석 / 취재지원 구영주]
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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