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고 들어왔는데, 아파트를 지은 시공사가 갑자기 출입을 막았습니다.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원도 춘천 신축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시공사 측은 공사비가 애초 예상보다 더 들었다며 주민을 볼모로 시행사와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춘천의 신축 아파트입니다.
입구에 유치권 행사를 위해 출입을 막겠다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784세대가 들어가는 민간 임대아파트.
최근 자치단체 준공승인에 이어 주민 입주가 시작됐는데, 갑자기 시공사가 각 세대 열쇠를 가져간 뒤 입주를 막았습니다.
시행사로부터 공사대금 300억 원을 더 받아야 한다는 게 시공사 측의 주장.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입주예정자들이 모였습니다.
유치권 행사로 당장 은행 대출이 막힌 입주민은 난감합니다.
[아파트 입주 예정 주민 : 대출받으려고 오늘 일을 아예 하루 빼고 왔는데 지금 아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까 지금 그냥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입니다.]
기존 집을 비워주고, 입주하기 위해 이삿짐까지 싸놓은 주민들은 더 난처합니다.
[아파트 입주 예정 주민 : 집을 비워주고 새로운 곳으로 이사 가는 거를 몇 달 전부터 다 세팅을 해놓고 가잖아요. 그런데 전날에 이제 입주를 못 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주민들은 시공사가 주민들을 볼모로 유치권을 행사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치단체 담당자까지 나왔지만, 속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김진우 / 춘천시 공동주택과장 : 시민들을 볼모로 이런 행태를 만들면 안 되죠. (시행사 관계자: 그건 당연합니다.) 시공사 상무가 내려와 있으니까 올라가서 빨리 협의하세요.]
시공사 측은 재룟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처음 계약과 달리 공사비가 300억 원이나 올라 계약 변경을 요구했지만, 시행사가 받아들이지 않아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 : 저희는 공사비는 못 받는데 그냥 계속 입주시키고 시행사에서는 돈을 유용하게 다른 데로 쓰게 내버려둬야 합니까? 저희 회사는 그냥 불이익을 받고 공사비 지급도 못 받으라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아직 입주하지 못한 주민이 600세대 이상.
공사대금을 놓고 시행사와 시공사가 갈등을 벌이며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 홍도영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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