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셨듯이 조류충돌 사고는 사람의 힘만으로는 막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미국 등 주요국들은 일찌감치, 조류 탐지 레이더 같은 첨단 장비들을 도입했는데 우리는 이게 단 1대도 없습니다.
그 이유를 안상우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국내 대부분 공항은 육안으로 조류 활동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육안으로 탐지 가능한 거리는 최대 2km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미국 등 주요국 국제공항들은 조류탐지 전용 레이더를 쓰고 있습니다.
공항 인근 10km 내에서 움직이는 조류 한 마리까지 탐지할 수 있고, 새 떼는 최대 22km까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지난 2003년 미국 공군이 조류 탐지 레이더를 가장 먼저 도입했는데 그 후 조류 충돌 발생률이 무려 50%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론 메리트/미 연방항공청 조류충돌분야 고문 : 조류 탐지 레이더는 어디에 문제가 있고, 해결 방향은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항공기가 항로나 방향을 바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게 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충남 서산에 있는 군 공항 한 곳을 제외하고는 조류 탐지 레이더를 운영하는 공항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입니다.
장비 가격이 대당 수십억 원으로 만약 인천 국제공항에 도입한다면 최대 6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무안공항은 재작년에만 253억 원 손실을 기록하는 등 국내 대부분 공항이 천문학적인 적자가 누적돼 있어서 고가의 탐지 장비를 도입할 유인이 낮았던 것입니다.
[론 메리트/미 연방항공청 조류충돌분야 고문 : (조류 충돌이 발생하면) 대부분 공항이 아니라 항공기 엔진 제조사에게 문제 삼기 때문에 공항이 나서서 조류 탐지 레이더를 도입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허드슨 강 불시착 사고가 발생한 지난 2009년 이후 보조금 등 정부 지원이 늘면서 조류 탐지 레이더를 도입한 공항이 계속 느는 추세입니다.
조류 탐지는 물론, 조류 퇴치를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본 간사이 지방의 국제공항 3곳은 지난해 3월부터 활주로 인근에서 고 주파수의 음파를 방출하는 스피커를 시범 운영 중입니다.
비용은 대당 35만 엔, 우리 돈 320만 원 정도로 국내에서 쓰이는 음향 퇴치기보다 훨씬 저렴한데, 운영 결과는 올해 3월쯤 공개될 예정입니다.
[마사치카 츠지/오캬야마 이과대학 교수 : (공항에 따르면) 약 10개월간의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50%에서 70% 정도 조류 출현율과 조류 충돌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조류 충돌 사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술 개발과 비용 절감을 시도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재래식 장비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임찬혁·이소정·방민주, VJ :김준호, 자료제공 : 민주당 박용갑 의원실, 화면출처 : RSK 이브닝 뉴스·MBSNEWS, 화면제공 : DeTect, robin radar systems·파코코리아인더스)
안상우 기자 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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