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20대 이부 오빠가 10살 여동생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미성년자 강간 혐의가 적용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조미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초등학생 딸을 둔 40대 아버지는 지난해 아이의 담임 교사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2019년 12월부터 몇 개월에 걸쳐 20대 이부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교사에게 털어놓은 것입니다.
[피해아동 아버지]
"애기한테 '사랑한다, 너 좋아한다' 이런 말로 유혹을 해서…처음부터 그렇게 접근을 했고…그래서 그런 일이…"
딸이 기억하고 있는것만 10여 차례.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두 차례만 인정됐습니다.
경찰은 폭행과 협박이 없었다는 이유로 20대 이부 오빠를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죄'란 16세 미만 아동과 성관계를 했을 때 동의 여부와 관계 없이 성폭행 혐의를 인정해 처벌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13세 미만 아동을 폭행이나 협박으로 성폭행했을 때 무기징역이나 징역 10년 이상으로 처벌하는 미성년자 강간죄보다는 형량이 훨씬 낮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 가운데 49.7%는 최종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김현정/청주여성의전화 소장]
"그루밍 성폭력에 의해서 당하다 보니까 폭행과 협박이 없죠. 아동이나 청소년들의 약한 마음을 이용해서 환심을 산 다음에 성폭력이 이뤄지기 때문에…"
13세 미만 아동과의 성관계에서 폭행과 협박이 없었다고 해서 성인에 대한 성폭행과 같은 처벌을 적용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아동 그루밍 성범죄 처벌을 위한 입법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미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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