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한인들이 브라질에 이민한 지 꼭 60년이 되는 해죠.
동포들은 주로 의류업에 종사하며 뿌리내려 살아가고 있는데요.
소수 이민자 출신에서 시작해 이제는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일에 앞장서면서, 현지 사회의 든든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추석 명절, 더욱 훈훈하게 다가오는 봉사와 나눔의 현장을 김수한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쌀과 김치부터 휴지에 라면까지.
한 달 어치 생필품들을 종이 상자에 차곡차곡 분류합니다.
포장을 마친 상자를 들고 빠르게 배송에 나섭니다.
거동이 불편한 한인 어르신과 형편이 어려운 동포 이웃 등을 위해 브라질 한인회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나눔 봉사입니다.
예산이 빠듯한 상황에도 동포들의 십시일반 기부를 통해 18개 가정에 13번째 기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인 동포·85세 : 도움이 너무 됩니다. 또 더 가난한 사람에게 내가 먹고 남는 걸 더 나눠줘요. 더 가져가라고. 하나도 안 버리려고. 그저 다 같이 먹고 살라고. 너무나 감사합니다.]
나눔은 생활용품에 그치지 않습니다.
상파울루에 있는 한인병원에선 매달 마지막 토요일마다 동포 의사들이 재능 기부에 나섭니다.
평소 언어 문제로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기 어려웠던 동포들부터, 형편이 좋지 않아 치료를 미뤘던 브라질인과 볼리비아 이민자까지 다양한 지역 주민들을 무료 진료해 주는 겁니다.
[제퍼슨 아드리아노 / 환자 : 여기가 정말 좋고 훌륭해서 오게 됐습니다. 아주 유용합니다. 우리에게 참으로 도움이 됩니다. 모두 무료입니다.]
[김성준 / 브라질 상파울루 : 일반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면 의사소통 문제도 있고 절차적인 복잡한 문제도 있어서 저희같이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에게 한국말로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이유여서 저희가 여길 찾게 됐습니다.]
[이동원 / 동포 2세 의사 : 똑같은 한국 사람이니까요. 보니까 여기 할아버지들, 할머니들도 많고 병원을 찾아가기 힘들고 돈도 없고 말도 안 통하니까 도움되는 게 그게 저한테는 좋습니다.]
이처럼 한인 2세들도 동참해 동포와 다른 이민자들을 구분하지 않고 기꺼이 봉사를 이어가는 모습에 한국과 동포 사회의 이미지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이세훈 / 봉사단체 회장 : 여러 방면에 국위 선양도 많이 되고 이 브라스 지역은 특히 약간 빈민촌인데 브라질 현지인들이 굉장히 좋아해요. 어찌 됐든 한국사람 이름을 내걸고 하는 활동이다 보니까 "꼬레아노가 너무 좋다"(고 합니다.)]
기부 활동은 의류업계에서도 활발합니다.
특히 최근 동포들을 중심으로 발족한 브라질 의류협회는 한인 사회에서 기부받은 의류 1톤을 상파울루주 사회지원국에 일괄 기증했습니다.
브라질 한인들이 주로 의류업에 종사하며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한 만큼 현지 사회에 의류 기부로 되돌려준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습니다.
[뉴톤 황 / 브라질 의류협회 이사 : 이번 행사는 처음 시도해 보는 것으로 효과가 좋은 것으로 판단되면 매년 이런 캠페인을 시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낯선 브라질 땅에서 어려움을 딛고 깊이 뿌리내리며 살아온 동포들의 이민 60년.
다른 어느 이민자 사회보다 많이 나누고 봉사하며 현지 사회 든든한 구성원으로 새로운 60년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YTN 월드 김수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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