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구호품 트럭에 주민들이 몰려들자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최소 100명 이상이 숨지는 대규모 참사가 났습니다. 가까스로 테이블에 마주앉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 협상에도 대형 악재가 될 전망입니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서쪽 나부시의 한 교차로입니다.
구호품을 실은 트럭들이 들어서자 인파가 몰려듭니다.
트럭이 움직이면 쫓아가고, 일부는 트럭에 올라탑니다.
하마스 측은 이 때 갑자기 이스라엘 군이 군중에 발포했고, 최소 104명이 죽고, 750여 명이 다쳤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사망자가 너무 많아 수레에 당나귀까지 동원했고 거리 곳곳은 피를 흘리는 부상자로 넘쳐났습니다.
가자지구 안 병원들엔 환자가 밀려들었고 복도에 누워 응급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부상자 : (구호 트럭에) 음식과 밀가루를 가지러 갔는데 이스라엘군이 총을 쐈고 도망쳤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병원에 데려왔습니다.]
[부상자 가족 : 아이와 가족을 위해 음식을 가지러 간 제 동생입니다. 전쟁에 나간 것도 아닌 생계를 위해 간 것뿐인데 이렇게 다친 겁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측 설명은 다릅니다.
[아비 하이만/이스라엘 정부 대변인 : 몰려든 사람들이 구호품 트럭을 탈취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트럭 운전기사가 차를 군중 속으로 몰면서 이번 일이 벌어진 겁니다.]
이스라엘군은 위협적인 행동을 보인 사람에게만 다리를 겨냥해 발포했고, 이마저도 10여명 안팎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민간인을 향한 공습 작전을 벌인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양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도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휴전 협상을 중재중인 미국은 신중한 입장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어떤 말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두 주장이 상반돼 아직 정확한 상황을 몰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비극적인 일에 규탄의 목소리를 낸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윤정식 기자 ,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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