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인터뷰] 국립한글박물관 '함께 지켜낸 글 한글'
[앵커]
'말모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입니다.
주시경 선생님 등이 1910년 무렵 조선 광문회에서 편찬하다가 끝내 마무리 짓지 못한 한이 서려 있기도 한데요.
"말은 민족의 정신, 글은 민족의 생명"이라는 말도 있죠.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들이 어렵게 지켜낸 이 '한글'을 조명하는 전시해설이 한창입니다.
뉴스캐스터와 함께 가보겠습니다.
함현지 캐스터.
[캐스터]
오늘은 류순옥 국립한국박물관 전시해설사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류순옥 / 국립한글박물관 전시해설사]
안녕하십니까?
[캐스터]
이곳에서 광복절을 기념해 특별해설을 진행하고 있다고요.
[류순옥 / 국립한글박물관 전시해설사]
국립한글박물관이 진행하고 있는 광복절 기념 특별해설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훈민정음 창제를 소개한 후 한글 방각본 소설을 통해서 한글이 어떻게 대중에게 널리 보급될 수 있었는지를 소개합니다.
가장 강조할 부분은 일제 강점기인데요. 한글이 받았던 탄압과 한글을 지켜내기 위해서 애쓰셨던 분들의 노력을 집중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캐스터]
광복 해설에서 훈민정음 창제를 다룬 이유가 있을까요?
[류순옥 / 국립한글박물관 전시해설사]
훈민정음이 창제되기 이전에도 우리는 문자 생활을 했었습니다. 다만 그 문자가 다른 나라의 문자를 빌렸었다는 것인데요.
훈민정음의 창제로 인해서 비로소 우리는 자주적이고 독창적인 문자의 독립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서 광복 해설에 포함했습니다.
[캐스터]
외국인이 쓴 순한글 세계 지리 교과서를 설명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누가 쓴 어떤 책인지도 궁금해지는데요.
[류순옥 / 국립한글박물관 전시해설사]
사민필지라고 하는 책인데요.
사민필지는 선민부터 백성까지 즉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순한글 세계 지리 교과서입니다.
저자는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미국인 호머 헐버트라는 분인데요.
이분은 1886년 근대 학교인 육영공원의 영어교사로 한국에 오셨습니다.
한글의 가치를 일찌감치 알아보았고 세계 여러 나라가 조약을 맺고 교역을 이루는 이때에 한국인도 세계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한글로 쓰신 세계지리 교과서입니다.
이 책은 한국인들에게 근대식 세계에 대한 시야를 열어준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스터]
그렇다면 일제 강점기 시절 한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류순옥 / 국립한글박물관 전시해설사]
굉장히 여러분들이 계셨는데요.
우선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사전 원고인 말모이 원고를 쓰신 주시경 선생님 그리고 주시경 선생님의 뜻을 이어서 우리말을 연구하는 모임을 만들고 일제 탄압에도 불구하고 큰한글사전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신 조선어학회 회원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 말과 글이 자유로울 수 없었던 일제 강점기 아름다운 한글시를 쓰신 윤동주 시인도 굉장히 중요한 인물입니다.
[캐스터]
지난해와 달라진 올해 광복 해설의 특징이 있다면요.
[류순옥 / 국립한글박물관 전시해설사]
우선 기간이 확대되었습니다.
기존 보름 동안 진행했던 해설을 올해는 8월 한 달로 확대해서 매일 2시와 4시 2번 해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소개해 드렸던 호머 헐버트와 같은 외국인 독립운동가도 포함시켰고요.
그다음에 언론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었던 문맹 퇴치 운동인 한글 보급 운동도 자세히 소개합니다.
그리고 혹시 독립운동가들이 한글로 암호를 만들어서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저희가 만든 보조 자료에는 독립운동가들이 만들어서 사용했던 한글 암호를 수록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게 문제로 풀어볼 수 있도록 했고요.
끝으로는 저희가 소개했던 한글 자료를 바탕으로 기념품을 제작했습니다.
해설을 들으신 분들께 저희가 하나씩 선물로 나눠드리고 있고요.
이번 전시 해설은 예약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이들 신청하셔서 광복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캐스터]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출근길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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