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 달 전 허리케인이 미국 남부 지역을 덮치면서 38명이 숨졌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슈퍼컴퓨터는 허리케인이 미국 아래쪽인 멕시코에 상륙할 걸로 원래 예측했지만, 이런 예상과 달리 허리케인은 방향을 북쪽으로 틀었습니다. 이 진로를 정확히 맞힌 건 구글에서 만든 AI 기상 예측 모델이었습니다. 이걸 두고 수천억 원짜리 슈퍼컴퓨터보다 수천만 원 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AI 기상 모델을 개발한 과학자를 홍영재 기자가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일주일 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기상 모델이 예측한 한반도 날씨입니다.
12일 2mm 이하의 비가 전국적으로 내리다 남부지방을 끝으로 그칠 거라는 예측입니다.
오늘(11일) 나온 기상청 예보와 거의 비슷합니다.
이 모델은 유럽 중기 기상예보센터의 40년 치 날씨 데이터를 학습했습니다.
딥마인드 연구 책임자는 수많은 방정식을 계산하는 슈퍼컴퓨터보다 AI 기상 모델이 시간과 비용을 압도적으로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레미 램/구글 딥마인드 선임과학자 : 손바닥만 한 컴퓨터 칩으로 1분 안에 10일 치 날씨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존 방식으로 버스만 한 슈퍼컴퓨터로 한 시간 걸리던 작업이 이제는 몇 초 만에 끝납니다.]
온난화로 인한 잦은 기상 이변으로 날씨 예측이 더 어려워진 상황에서 AI 모델은 최소한 단기 예측에서는 더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자평했습니다.
[레미 램/구글 딥마인드 선임과학자 : 저희 모델이 세계 최고 수준의 유럽 센터 모델보다 90% 이상의 변수에서 더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한계가 있다는 건 인정합니다.
AI가 아직 에너지 보존 법칙 같은 물리법칙에 대한 학습과 이해가 부족해 장기 예측의 정확도는 떨어진다는 겁니다.
[레미 램/구글 딥마인드 선임과학자 : 이러한 법칙들을 장기 예측의 안정성과 정확성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AI 모델이 물리 법칙을 더 잘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연구 개발이 필요합니다.]
기후변화가 농업생산량 등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쳐 2060년까지 연평균 38조 달러, 약 5경 원의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거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기상 예측에 대한 상업적 수요도 그만큼 커질 거라는 의미입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화웨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이런 이유로 앞다퉈 기상 AI 모델을 개발하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조수인)
홍영재 기자 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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