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사람을 만나지 않거나 아예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고립·은둔 청년'이 약 5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더 늘고 있는데요.
추석을 맞아 함께 모인 청년들을 백승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추석을 앞두고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동그랑땡을 직접 빚어서 부치고, 대표적 명절 음식, 잡채도 버무립니다.
"속 재료를 이렇게 해서... 속 재료를 잘 섞어야 하니까."
익숙한 명절 풍경 같지만,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는 용기가 필요한 경험입니다.
중고등 학창시절 내내 따돌림을 당했던 25살 이 모 씨는 대학에 입학한 지 하루 만에 자퇴했습니다.
아르바이트나 직업도 없고, 친구도 없이 5년을 보냈습니다.
[이 모 씨 (가명)]
"하루에 3편에서 5편씩 봤었어요. 계속 영화만 봤던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죠. 친구가 한 명도 없다 보니까."
26살 김 모 씨는 대학생 때 교통사고를 당한 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침대에 누워 자거나 유튜브만 보며 스스로를 방 안에 가둔 생활이 3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김 모 씨]
"몸의 절반을 쓸 수가 없고 숟가락으로 밥을 뜰 수조차 없더라고요. 밖으로 나가는 게 무서워졌어요. 이런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가 않았거든요."
다른 사람과 물리적, 정서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고립 청년은 전체 청년 중 4.7%로 49만 명이 넘습니다.
아예 집 밖으로도 나오지 않는 은둔 청년도 2.4%, 24만 명이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고, 인터넷 등으로 비대면 교류가 일상화된 데다 코로나 시기까지 거치면서 고립·은둔 청년은 늘어나는 추셉니다.
[김성아/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고립되거나 은둔했던 청년들이 나오려고 했던 그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전국 곳곳에 이들을 편안히, 그리고 제대로 도울 수 있는 안전한 공간들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고립 청년은 저출생 문제 등과도 연결된다며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지기 전에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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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기자(100@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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