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연휴가 끝나자마자 미국의 금리 인하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일단 인하폭이 상당히 크죠.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조금 전 새벽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일종의 범위를 갖고 움직이는데요. 그 상단이 5.0%에 맞춰졌습니다.
코로나 초기의 다급했던 금리인하 이후로 4년 반 만에 처음 금리를 내리는 거고요.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으면서 2022년 3월부터 시작했던 금리인상기 이후로 따지면 2년 반 만에 미국이 통화정책을 공식적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일시적으로 미국과 금리가 같아졌던 2022년 8월까지 포함해서 미국보다 우리의 금리가 더 낮은 이른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태를 26개월째 유지하고 있는데요.
오늘(19일) 새벽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이렇게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일단 그 역전된 금리 차이가 기존의 2% 포인트에서 1.5% 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보통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변경할 때는 0.25% 포인트씩 움직이는 걸 한 계단으로 봅니다.
그런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4년 6개월 만에 처음 하는 인하에서 한꺼번에 두 계단을 성큼 내려오는 이른바 '빅컷' 통상적인 움직임보다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겁니다.
연준 위원들은 특히 오늘 함께 발표한 올해 연말까지의 기준금리 전망에서 올해 말에 미국의 기준금리 중간값이 4.4% 수준으로 내려갈 걸로 봤습니다.
지난 6월에는 올해 연말까지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5%선 위에서 움직일 거라고 전망했거든요.
이 얘기는 오는 11월과 12월에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적어도 한 계단씩 더 내리게 될 것 같다.
넉 달 동안 미국의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1% 포인트 정도 꾸준히 내리게 될 것 같다고 미리 알려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앵커>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릴 수 있다. 이런 전망이 있기는 했었죠. 이게 혹시 미국 경제에 문제가 있다. 이런 것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던데요.
<기자>
바로 그게 지금 시장에서 제일 궁금해하는 부분인데요.
일단 연준은 물가 급등기에 나왔던 비판, 연준이 너무 늦게 움직인다는 비판을 피하려고 한 속내가 읽힙니다.
[제롬 파월/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 우리가 (금리 인하의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이 딱 적절한 때라고 생각하지만, 실기하지 않겠다는 연준의 의지로 해석하셔도 좋아요. 단호한 조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미국 정부와 연준이 엄청난 양의 돈을 푼 뒤에 따라왔던 2021년부터의 물가 급등기에는 "괜찮다. 인플레이션이 없을 거다" 하면서 금리를 올리지 않다가 연준이 인플레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한동안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미국의 경제는 여전히 괜찮고, 침체의 신호가 아직 보이지 않지만, 경제의 활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연착륙하기 위해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는 게 파월 의장이 내놓은 설명입니다.
사실 지금 연준이 전망하는 올해 미국 실업률은 4%에 머무를 거라고 했던 6월 전망보다 0.4% 포인트 높아져서 4.4% 수준은 실업률이 올라갈 거라고 보고 있고요.
경제성장률도 6월에는 올해 2.1% 미국 경제가 또 성장할 걸로 봤는데, 2% 성장에 그칠 것 같다.
0.1% 포인트 낮아졌습니다.
경기가 침체 국면은 아니지만, 조금씩 미국의 경기도 둔화하고 있는 건 분명하고, 그렇다면 지금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게 그야말로 보험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른바 '보험성 금리인하'의 성격으로 큰 폭의 인하를 단행했다, 이렇게 얘기한 겁니다.
뉴욕증시는 주요 3대 지수 모두 소폭 하락하는 걸로 마감했습니다.
사실 0.5% 포인트의 빅컷 인하는 이미 예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어쨌든 연준의 경제전망이 6월보다 좀 둔화됐다는데 더 주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짚어주시죠. 일단 한국은행이 움직일 수 있는 폭은 넓어졌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기자>
한국은행도 다음 달에 금리를 내리게 될지 여기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미국이 오늘 0.5% 포인트, 연말까지 모두 합쳐서 1% 포인트 정도를 내릴 거란 전망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지금도 미국보다 낮은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부담이 좀 줄어들긴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내수가 부진한 수준만 놓고 보면 사실 미국보다 금리인하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1금융권 대형은행 같은 경제인 미국보다 우량 저축은행 정도인 한국의 금리가 더 낮은 상태고요.
또 최근에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면서 가계부채가 기록적으로 늘어난 건 한국은행의 큰 부담입니다.
이달에, 9월에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얼마나 느려지느냐, 이게 한국은행이 다음 달에 우리 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변수가 될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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