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폭죽 터지듯 '쾅'하는 폭발음이 들리더니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헤즈볼라 대원 장례식에서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가 폭발한 겁니다.
헤즈볼라 거점을 중심으로 무선호출기(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터져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지 하루 만에 레바논 동부와 베이루트 외곽 등지에서 수십 대의 무전기가 연쇄 폭발했습니다.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폭발한 무전기는 일본 통신업체 아이콤(ICOM)의 제품으로 헤즈볼라가 5개월 전 삐삐와 비슷한 시기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삐삐와 무전기가 동시다발로 폭발해 3천명 이상 숨지거나 다치는 이번 폭발 사건의 배후로 서방 매체들은 이스라엘을 지목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스라엘이 2022년부터 헝가리에 위장회사를 차려 '삐삐 폭탄'을 제조한 뒤 헤즈볼라에 판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유럽에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를 차려놓고 기회를 엿보다가 제조단계에서부터 폭발물과 기폭장치가 삽입된 '특수제품' 수천개를 헤즈볼라에 팔아치우는 데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정보당국자들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설립한 유령회사들은 헤즈볼라의 주문이 들어오면 무선호출기에 강력한 폭발성 물질인 PETN(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이 내장된 배터리를 넣은 제품을 따로 생산해 판매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17일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폭발 사건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복을 공언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그동안 가자지구 전쟁에 주력부대로 활용했던 98사단을 북부 레바논 국경지대로 재배치하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작: 진혜숙·문창희
영상: 로이터·AFP·X @me_ganesh14·@MOSSADil·@Osint613·@CherylWroteIt·@expatvibes·@ghulamabbasshah·@JasonMBrodsky·@manniefabia·@IDFFarsi·사이트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