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폐금광에서 불법으로 금을 캐려던 채굴꾼 수백명이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이중 최소 100명이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13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사우스웨스트 지역의 스틸폰테인 폐금광에서 수개월째 갇혀있던 수백 명 중 이날까지 최소 100명이 기아와 탈수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여전히 금광 안에는 500명 이상이 갇혀 있다고 현지 광부 지원 단체(MACUA)가 밝혔습니다.
이런 참상은 금광에서 구조된 일부 채굴꾼의 휴대전화에서 비닐에 싸여있는 시신들을 찍은 영상이 지난 10일 나오면서 공개됐습니다.
영상에는 컴컴한 갱도 위에 시체 수십구가 놓인 가운데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다. 제발 도와달라. 식량을 넣어주고 우리를 꺼내달라"는 한 남성의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이들 불법 채굴꾼은 지하 2.5km 깊이에 있는 폐쇄된 금광으로 무단으로 들어갔으며, 당국은 지난해 11월 이들을 지상으로 끌어내기 위해 물과 식량 반입을 중단하고 단속령을 내리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채굴꾼 중 일부는 지난해 4월부터 금광에 들어가 있었으며, 전문적인 광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의 금광은 남아공에서 가장 깊은 곳 중 하나인 데다 여러 층으로 나뉘어 있어서 채굴꾼들이 목숨을 잃을 각오를 하고 사나흘에 걸쳐 기어 나와야 하는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단체는 지하로 연결된 도르래를 누군가 파괴해 지난 9일 이를 겨우 복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경찰은 지하에 남은 채굴꾼이 몇 명인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으며 수백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당국은 14일 현장으로 대표단을 파견해 불법 채굴꾼이 지상으로 나오도록 하는 조치를 계속할 방침입니다.
단체는 "이들 채굴꾼은 범죄자가 아니고 금광이 폐쇄되면서 일자리를 잃고 굶주림에 시달리게 된 전직 광부들"이라며 "이들은 어쩔 수 없이 광산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AI앵커 : Y-GO
자막편집 : 정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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