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신도시 상가건물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헬스장이나 골프연습장을 들여놓을 테니, 지원금을 달라며 건물주에게 요구하고 돈을 받고는 막상 업장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이 받아 간 지원금과 밀린 월세 등 피해 금액은 50억 원이 넘는 걸로 파악되는데요.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평택의 한 상가 건물입니다.
상가 곳곳이 비어있고, 임대 문의가 붙어있습니다.
이 건물의 소유주인 최 모 씨에게 한 40대 남성이 찾아온 건 2년 전입니다.
남성은 "이 건물 6개 층에 헬스장과 골프 연습장, 미용실 등을 차릴 테니 인테리어 지원금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최 모 씨 (음성변조)]
"자기가 오픈을 하면 약 2천 명 가까이가 저희 상가를 들락날락 거릴 거라고 대박 날 거라고‥ 알아보니까 다 그렇게들 준다고 하더라고요."
유동 인구가 적은 신도시 상권인지라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든 최 씨는 남성에게 지원금 8억 6천만 원가량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들어선 건 헬스장과 골프연습장 두 개 층뿐이었고, 그마저도 임대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최 모 씨 (음성변조)]
"가서 돈 달라고 하면 영업방해라고 나가라고 그러고 화만 내고‥안 된다는 핑계만 대고."
알고 보니 남성은 평택뿐 아니라 시흥, 화성, 충남 천안 등 모두 네 곳에서 총 29억 원을 받아 챙긴 걸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업장을 제대로 운영하긴커녕 월세나 관리비도 제때 내지 않아 건물주들이 입은 피해도 21억 원에 달하는 걸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계약기간 5년 중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골프연습장엔 지금은 이렇게 시설이 철거된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남성은 또, 자금난으로 헬스장이나 골프연습장 문을 닫으면서도 폐업 직전까지 연간 회원권을 판매해 회원 360여 명에게 4억 원을 뜯어간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홍필/경기 평택경찰서 수사11팀장]
"피의자들이 서로 범행을 모의한 대화 내용 등 헬스장을 제대로 운영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으면서도 지원금 등을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남성을 구속하고 불구속 상태인 가족 관계의 공범 3명과 함께 검찰에 넘겼습니다.
또 남성에게 명의를 빌려준 헬스트레이너 등 5명을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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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기자(100@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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