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진 베이루트 남부 건물에 달린 나스랄라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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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면전을 막기 위한 '휴전 협상'이 상당한 수준까지 진행됐고 타결 임박 분위기까지 조성됐으나, 이스라엘이 돌연 헤즈볼라 수장을 제거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휴전 협상 진행 상황을 잘 알고 있던 관련국 당국자 등 9명을 인터뷰 한 결과, 미국과 프랑스가 주도한 '이스라엘-헤즈볼라 3주 휴전안' 협상은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폭격으로 사망하며 갑자기 중단되기 직전까지 상당히 진척된 상태였다.
협상 시도는 이스라엘이 지난달 17∼18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대원들이 소지한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를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시키고 광범위한 공습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유엔과 미국, 프랑스 당국자들은 일시 휴전 논의에 들어갔고, 이를 통해 21일간 전투를 중단하는 방안을 도출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요구를 반영해 헤즈볼라는 국경에서 전투원과 무기를 철수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하라는 조건이 담겼다.
아모스 호흐슈타인 미국 중동 특사는 이스라엘 설득에 나섰고,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의장은 헤즈볼라 소통 창구로 나섰다.
지난달 25일 호흐슈타인 특사는 유엔과 레바논 당국자들에게 이스라엘이 휴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고, 이는 합의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이스라엘 - 헤즈볼라 충돌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같은 날 뉴욕에서는 레바논의 나지브 미카티 총리, 압달라 부 하비브 외무장관이 호흐슈타인 특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했고, 베리 의장은 미카티 총리와 호흐슈타인 특사에게 헤즈볼라가 휴전안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과 프랑스는 당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21일 휴전안을 공개하고 양측에 휴전을 촉구했다.
다음날인 26일 미카티 총리는 유엔 연설에서 레바논도 이 휴전안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스라엘의 결단이 남은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늦게 "이스라엘은 미국이 주도하는 계획의 목표를 공유한다"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다음날 유엔 연설에 나선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 관계자들의 기대와 달리 휴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전투 지속 의지만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휴전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했던 미국과 프랑스 당국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후 이스라엘 전투기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를 폭격했고 나스랄라는 사망했다. 휴전 회담도 자동으로 중단됐다.
후 하비브 장관은 이스라엘이 협상 가능성을 없애버렸다면서 "그들은 평화를 원하지 않고 계속 싸우고 싶어 한다"고 비난했다.
회담에 관여한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휴전 가능성을 닫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는 내각 강경파로부터 압력을 받았거나, 나스랄라를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어 포기할 수 없었거나, 미국과의 휴전 논의에 진지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스라엘은 나스랄라가 살해되기 전 휴전을 수락했다는 레바논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영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인 치피 호토벨리는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산 나스랄라는 어떤 휴전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며 "테러 조직의 좋은 의도에 관해 이야기하지 말자"고 밝혔다.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면서 중동 지도를 보여주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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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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