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법적으로 부부가 꼭 같은 성씨를 써야 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서 일본 하나뿐입니다. 150년 넘게 이어져온 이 법이 개정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도쿄에서 박상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남편과 아들 이렇게 세 식구인 우에다 씨는 사실혼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민법상 혼인 신고를 하려면 의무적으로 부부가 같은 성씨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씨를 통일하면 부부 중 한 명은 여권이나 은행 명의 등을 모두 바꿔야 하는 데 아내가 남편 성을 따르는 경우가 95% 정도입니다.
각자 성씨를 유지하면 대출이 제한되고 공동 친권도 허용되지 않는 등 불편한 점이 적지 않습니다.
[우에다 : 왜 결혼하면 여자만 성씨를 바꿔야 합니까. 저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일본은 지난 1898년 서구를 본떠 부부 동성을 도입했습니다.
서구는 부부 동성이 관습이었던 반면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민법으로 정하면서, 150년 넘게 의무 사항이었습니다.
지난달 29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부부 동성제가 전근대적이고 차별적이라며 일본 정부에 개정을 권고했습니다.
벌써 4번째 권고입니다.
[하야시/일본 관방장관 : 위원회 견해를 충분히 검토한 뒤 국민 의견과 국회 논의 상황을 파악해 적절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부부가 성씨를 따로 쓸 수 있는 별성제 찬성 비율은 60%가 넘습니다.
하지만 보수 우익 성향인 집권 자민당의 반대로 개정안은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중의원 선거에서 과반에 실패한 자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부부 별성제에 찬성하면서, 개정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최혜영)
박상진 기자 nj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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