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위반 1심 선고 이후 민주당의 대여 투쟁 수위가 미묘하게 변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도부 차원에서 탄핵 추진을 공식화하진 않고 있지만, 사실상 시간 문제란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 기자, 앞서 전해드렸는데, 조국혁신당이 윤 대통령 탄핵안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분량이 115쪽이나 되던데 다 읽어봤습니까?
[기자]
시간이 꽤 걸리긴 했지만 읽어봤습니다. 탄핵사유로 담긴 내용들, 야권에서 그동안 주장해왔던 '대여 공세의 종합판'이다, 이렇게 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탄핵 사유라기엔 조금 과하다 싶은 내용들도 적지 않았는데요.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탄핵사유로 꼽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에서도 반대하지 않았고, 아직 문제가 확인되지도 않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도 포함됐습니다. 탄핵사유가 너무 많다보니 오히려 탄핵의 당위성이 무뎌지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단 지적을 피할 수 없을 듯합니다.
[앵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아직 탄핵과는 선을 긋고 있어요. 대신 이번 주말에도 장외집회를 이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엔 분위기가 조금 다를 것 같다고요?
[기자]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제부턴 당이 아니라 시민사회가 완전히 주도하는 양상이 될 것" 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1,2,3차 집회 땐 민주당 자체 행사란 점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던 것과 달라진 겁니다. 일반 시민들이 참여한다는 모습을 부각시켜보려는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일부 지역 시당에선 당원임을 나타내는 파란 옷 착용이나 깃발 사용을 자제하는 방안까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일단 장외집회로 여론 몰이에 나서겠단 전략으로 보이는데,, 그런 기조가 계속 이어지는 겁니까?
[기자]
정치권에선 오는 25일로 예정된 위증교사 1심 선고와 28일로 예상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결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위증교사에서도 중형이 선고될 경우 더 강경한 대여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할 텐데,, 바로 3일 뒤 이뤄지는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마저 부결될 경우 이걸 명분으로 본격적인 퇴진 운동으로 방향 전환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앵커]
28일 이후, 민주당의 방향 전환을 주목해야겠군요. 여권 얘기도 해보죠. 국민의힘은 당원게시판 논란이 뜨거운데,, 한동훈 대표가 명확한 답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한 대표 측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공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단 입장입니다. 경찰이 수사 중이니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는 거죠. 하지만 한 대표는 11월 이재명 대표 선고가 나오기 전에 당정이 먼저 변화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최근 한 대표 행보엔 그런 노력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당원게시판 논란에 묻히고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권으로선 또 다른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오는 25일 이 대표 선고 전에 한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앵커]
한 대표의 선택, 지켜보도록 하죠.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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