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위기설이 불거진 롯데 그룹이 핵심 자산이자 상징인 롯데월드 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내놨습니다. 문제가 없다는 해명에도 계속되는 시장의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 초강수를 둔 걸로 보입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롯데 그룹 위기설의 단초는 실적 부진을 겪어왔던 롯데 케미칼의 2조 원 규모 회사채에서 시작됐습니다.
'기한이익상실 원인 사유가 발생'한 건데, 기한이익상실은 채권자가 빌려준 돈을 특정 조건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만기 전에 회수하는 걸 의미합니다.
4분기 연속 적자 누적으로 롯데케미칼이 3분기에 수익성을 일정 비율 이상 유지하겠다는 조건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금융사들이 강제 회사채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 2019년 말 대비 매출액이 약 3조 원가량 감소한 롯데쇼핑의 부진과 맞물려, 롯데 그룹의 양대 축이 휘청하자 위기설이 급속도로 확산했습니다.
그룹주는 일시 동반 폭락했고, 롯데 측은 가용 예금만 71조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롯데렌털, 백화점, 호텔 등 각종 자산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 연달아 제기됐습니다.
롯데그룹은 책임지고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초강수 대응책을 내놨습니다.
현재 가치 6조 원으로 추정되는 핵심 자산이자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한 겁니다.
[정연승/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그룹에 있어서 굉장히 상징적인 그런 공간이죠. 고객이나 또는 직원 협력사에게 좀 더 신뢰를 주기 위해서 부동산을 활용해서 방안들을 내놓고 있는 게 아닌가.]
일단 은행 보증으로 케미칼 회사채 신용도는 높아지게 되는데, 근본적인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장기화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롯데 그룹은 내일(28일) 기관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갖고, 보유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기덕, 디자인 : 이종정·김민영·이예지)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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