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이 친한계와 친윤계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제는 논란의 본질은 사라지고 계파 간 감정싸움만 남은 듯한데,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자중지란에 빠진 여권 상황과 전망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 이렇게 오래 끌 일이 맞는지 답답해 하실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기자]
논란이 불거진 지 벌써 3주가 지났습니다. 한동훈 대표, 오늘도 게시판 논란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친한계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 "문제성 발언을 한 게시글 숫자가 많지 않다", "법리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며 대리전에 나선 모습입니다.
[앵커]
그런데 그동안 한동훈 대표는 논란이 생기면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문제만큼은 대응 방식이 한 대표 답지 않다, 이런 지적이 나옵니다.
[기자]
네, 과거 김건희 여사 논란엔 위법 여부를 떠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했지만, 게시판 논란엔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단 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당내 중립지대 의원들 사이에서도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침묵을 이어가며 '불통' 이미지까지 생기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마찬가지로 당 대표를 향한 친윤계 인사들의 집중 공세도 바람직해 보이진 않습니다.
[기자]
오늘 국회에선 친윤계를 주축으로 한 포럼이 있었는데요. '보수 재집권'이 주제였지만, 이 자리에서도 친윤계 의원들은 "솔직해져야 산다"며 한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게시판 논란 공세의 선봉장을 자처하고 있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동안 SNS에 한 대표를 향한 저격글만 20개를 올렸습니다. 매일 한 건 이상씩 올린 셈인데, 본뜻이야 어떻든 간에 지난 총선 공천 탈락에 따른 사적 보복에 가깝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오늘 국민의힘 의원 단체대화방엔 '이제는 분열을 끝내야 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지만 반향은 크지 않았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김여사 특검법에 대한 친한계의 기류 변화가 감지된단 소식도 전해드렸는데 실제 특검법 재표결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이탈표 8표면 특검법이 통과되니, 친한계 의원 이십여명이 집결하면 물리적으론 가능한 얘깁니다. 하지만 한 친한계 의원은 "기류가 변한 것과 실제 표결은 또 다른 문제"라고 했습니다. 한 대표 스스로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은 명분이 없다고 주장해온데다, 부결이 당론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해당행위'란 지적을 무릅쓰고 이탈표를 던지기엔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앵커]
실제 그렇게 된다면 그땐 정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야당이 재표결 날짜까지 미루며 노골적으로 여권 분열을 부추기는 상황 아닙니까? 그런데도 여당이 내분을 멈추지 못하고 있군요. 언제까지 이럴건지 답답해하는 분들도 많겠군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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