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 선포 당일, 군 장병들은 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국회에 도착했는데, 예상치 못한 거센 항의를 맞닥뜨렸습니다. '대북작전'을 수행하는 줄 알고 갔다고 합니다. 이들은 '뭔가 잘못됐다'고 판단해 적극 대응을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고, 계엄사령부를 향한 배심감도 토로하고 있습니다.
차정승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3일 밤,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707특임단은 오물풍선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에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사령관의 명령이 하달되면서, 다른 작전에 투입됐거나 퇴근해 집에 있던 대원들은 곧장 부대로 복귀했고, 헬기에 올라탔습니다.
대원들은 "출동 전 휴대전화를 회수할 때까지 대북작전에 나가는 줄로만 알았는데, 내려보니 국회였다"고 전했습니다.
곽종근 / 前 육군 특수전사령관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긴장하는 연장선상에서 임무 지시가 같이 내려가면서 전파가 다 안 돼서 혼선을 빚을 상황이 있었다."
국회 잔디밭에 내린 국군 최정예 707대원들이 마주한 건 보좌관들의 저항과 민간인의 거센 항의였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 거라고. 이게 뭐냐고, 하지마!"
즉각 대응은 삼가고, 유리창을 깰 때도 느릿하게 움직이거나 느린 속도로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특전사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대원들 스스로 뭔가가 잘못됐다는 판단을 했다"며 "굉장한 혼란을 야기한 것에 상당한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군 안팎에선 계엄사령부가 고도로 훈련된 정예부대 장병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사기를 꺾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차정승 기자(js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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