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정치권 이목은 하루 종일 한동훈 대표의 입에 집중됐습니다. 탄핵을 막겠다고 해 부결 가능성이 높던 상황에서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며 상황이 전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정치부 김하림 기자와 한 대표가 입장을 뒤집은 배경이 뭔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김 기자가 보는 태도 변화의 이유 뭔가요?
[기자]
한 대표가 입장을 돌연 바꿨다곤 하지만, 사실 그럴 기미는 그제부터 있었습니다. 그제 한덕수 총리 등과 대통령실을 방문했을 때, 윤 대통령에게 야당이 제기한 정치인 체포조 지시가 맞는지 물었던 걸로 알려졌죠. 친한계 인사에 따르면 당시 윤 대통령이 부인하면서도 한 대표 눈을 못 마주쳤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직접 신뢰할만한 루트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어젯밤 일부 중진들이 대통령에게 사과와 임기단축 개헌을 요구했지만 거절했는데 이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오늘 아침 발표도 원래 예정에 없었다가 갑자기 생긴 거죠?
[기자]
최고위회의는 통상 월 목 주 2회 열리는데, 당 일정 공지를 통해 오전 7시반쯤 한시간 뒤 회의가 열린다고 공지했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고 극소수 인사만 관련 내용을 알았던 걸로 보입니다. 사전 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들은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 사실 확인부터 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한 대표가 강행했다고 합니다. 한 대표는 대통령이 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 2차 계엄을 할 거란 우려도 컸던 걸로 전해집니다.
[앵커]
그런데 한 대표가 '직무정지' 라는 표현을 썼지, 직접적으로 탄핵이라고 하진 않았어요.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친한계 내에서도 의견이 좀 갈립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 의중은 '탄핵 찬성'이라고 했는데, 또 다른 친한계 인사는 윤 대통령에게 탈당이나 하야 등 선택의 기회를 준 거라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또 다시 이뤄진 회동에서도 윤 대통령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한 대표 의중은 탄핵 찬성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결국 관건은 내일 표결 때 이탈표 8명이 나오느냐 하는 것인데, 어떻게 전망합니까?
[기자]
상당히 조심스러운데요. 현재 의총 분위기로 미뤄 볼 때 탄핵 반대라는 당론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아보입니다. 하지만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개별 의원들의 선택에 달려있는데요 저희가 접촉한 친한계와 소신파 의원들은 대체로 고민해보겠다거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앵커]
당 대표가 사실상 탄핵 입장을 보였는데도 친한계조차 조심스러운 건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무엇보다도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오세훈 홍준표 시장 등 시도지사협의회도 탄핵은 안된다며 비상거국내각 등을 제안한 것도 이같은 배경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 단체 퇴장 등의 단일대오에서 이탈할 경우 배신자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는 듯합니다. 실제로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에겐 이미 문자폭탄이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한대표 팬클럽인 위드후니에서도 일부 탄핵은 절대 안된다며 한 대표 지지를 철회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한 대표도 오늘 입장 변화에 따른 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앵커]
내일 표결 전이라도 윤 대통령이 뭔가 입장을 밝힌다면 의원들 표심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데, 무엇이 정말로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는 일인지 잘 숙고해줬으면 합니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김하림 기자(rim03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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