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사용 중인 시리아 북서부의 흐메이밈 공군 기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러시아가 막대한 전략적 가치를 지닌 시리아 내 군기지에서 철수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미국의 민간 위성사진 업체 막사 테크놀로지를 인용해 시리아 북서부 흐메이밈에 위치한 러시아 공군기지에서 각종 장비가 실려 나갈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현재 흐메이밈 기지에선 2대의 대형 군용 수송기 AN-124가 항공기 앞부분인 기수부를 열고 화물 적재를 준비 중이다.
특히 수송기 주변에선 공격헬기 KA-52와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S-400의 분리·해체 작업이 이뤄지는 것이 확인됐다.
러시아가 해체된 헬기와 미사일 시스템을 수송기에 적재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대러 매시컷 선임 펠로는 "철수 작업이 진행 중인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다만 이 시점에서는 러시아가 완전하게 공군기지를 철수하는 것인지, 일부만 철수하는 것인지는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흐메이밈 기지는 러시아 입장에서 아프리카 지역과 관련한 핵심 자산이다.
러시아의 주력 수송기인 전략 수송기 일류신(Il)-76은 비행 범위가 4천200km 수준에 불과해 흐메이밈 기지를 포기할 경우 러시아에서 아프리카로 한 번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 후 흐메이밈 기지 등 시리아 내 군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반군의 주축 세력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과 협상에 나섰다.
앞서 러시아는 2017년 아사드 정권과 해군·공군 기지를 49년간 임차하기로 계약했다.
시리아 서부 해안 도시 타르투스에 설치된 러시아의 해군기지에서도 움직임이 확인됐다.
우크라이나의 군 정보기관에 따르면 러시아 군이 화물 운송에 사용했던 선박 2척이 현재 타르투스 해군기지로 이동 중이다.
또한 유럽우주청(ESA) 등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전까지 기지에 정박 중이었던 호위함과 잠수함 등이 현재 해안에서 8~10km 떨어진 위치로 이동해 대기 중이다.
타르투스 해군기지는 러시아가 지중해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한편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전날 "시리아의 군 기지는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다른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타르투스에 있는 러시아군의 지중해 해군기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kom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