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민의힘은 이미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내란 사태와 탄핵 과정에서 과거에서 전혀 배운 게 없이,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조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여당 국민의힘 1·2인자 대표와 원내대표는 차례로 사과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전 대표(지난 14일)]
"오늘의 결과를 대단히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이후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으로서, 대통령의 잘못을 사과한 것일 텐데, 정작 대통령을 비판해 온 당 대표는 쫓겨나듯 물러났고, 대통령을 끝까지 감싸려 한 원내대표가, 임시로나마 당 실권을 쥐게 된 겁니다.
8년 전 '탄핵의 강'에 내몰렸던 보수정당.
당시 새누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당론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의원들은 자유롭게 투표했고, 절반 가까운 62명이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남은 건 '배신자' 꼬리표.
당시 탄핵을 반대한 '친박계'는 22대 국회에서 25%가 현역으로 살아남았지만, '배신자' 꼬리표가 붙은 탄핵 찬성 '비박계'의 생존율은 11%로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1년 후에는 다 '야, 윤상현이 의리 있어, 좋아'‥"
8년 전 '배신자' 꼬리표의 위력을 직접 보고 겪은 경험들은, 결국 중진들이 끝까지 탄핵 반대를 고수한 배경이 됐습니다.
보수정당이 더욱 지역색이 강한 영남정당으로 쪼그라든 점도, 지금의 여당 분위기에 영향을 준 요소로 꼽힙니다.
영남권은 상대적으로 탄핵 반대 여론이 높았고, '배신자'만 아니면 보수정당 의원들이 지역구를 지키기 쉽습니다.
야당은 '내란동조당'이 되기 싫다면, 석고대죄부터 하라고 질타합니다.
[전현희/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내란수괴 윤석열 방탄이 아니라 국민께 석고대죄가 먼저입니다."
두 번째 탄핵 사태를 겪게 된 보수정당.
8년 전 경험이 오히려 독이 된 듯 탄핵 반대가 득세하며 8년 전보다 퇴행한 듯한 모습만 보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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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영 기자(joja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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